“
[칠보의 하나, 청색의 보석.
루리도 하리도 빛을 비추면 빛난다.]
속담도 나왔다. 시시한 것들 속에 섞여 있어도 뛰어난 것은 빛을 비추면 빛나서 바로 알 수 있다는 뜻이었다. 이것만은 절대로 잊을 수 없다.”
소설 속에서는 달이 차고 기우는 것처럼 누군가의 삶이 태어났다 죽음을 반복한다. 그리워하는 대상에 대한 강한 집착이 생을 반복하게 만든 것일까. 주인공 ‘루리’와 ‘아키히코’의 이야기는 안나 카레니나와 브론스키의 러브스토리 같았다. <안나 카레니나>에서는 안나의 죽음에서 소설이 끝나지만, <달의 영휴>에서는 여주인공의 죽음 뒤에도 이야기가 이어진다. 다른 모습을 하고 나타나지만, 그들만의 추억 속 ‘사인’을 통해 그들은 서로를 알아본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결국 그들은 다시 만난다.
그런데 다시 태어난 연인을 만나는 것이 행복할까란 의문은 남는다. 오래 전 끊어진 인연을 다시 이어붙이는 것이 좋은 선택일까. 그렇다면 현재의 삶과 주변인들과의 관계는 큰 가치가 없다는 것인지.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고 과거에 얽매여 사는 삶이라...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전생의 연인을 찾아 사랑을 이루어내려는 러브스토리도 자꾸만 삐딱하게 보게 된다.
약간의 반전을 포함하는 재미있는 러브스토리를 한 편 읽고 싶다면 추천한다. 전생, 환생 같은 소재를 좋아한다면 재미있게 읽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