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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선물하고 싶은 책

이 책의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올리버 제퍼스는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아티스트로서 다양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데, 그가 꾸준히 하고 있는 작업 중 하나가 바로 그림책 만들기예요.
샘 윈스턴과 함께 작업한『책의 아이』로 2017년에 볼라나 라가치상을 수상하기도 했답니다.
제가 가장 먼저 접한 올리버 제퍼스의 책도 바로 『책의 아이』였어요. 지인이 이 책을 추천해줘서 읽었다가 (원제는 『A Child of Books』입니다) 너무 인상적이어서 도서관에서 이 작가의 다른 그림책들을 모조리 다 빌려서 남편과 자기 전에 한 권씩 모두 읽었답니다.
자기 전에 남편과 책을 읽는 건 우리 부부의 리추얼인데, 그림책은 비교적 짧은 시간에 한 권을 다 읽을 수 있어 부담이 적고, 그림이 많아 상상할 여지가 많아 좋아요. 숙면을 위한, 신나고 재미난 꿈을 꾸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자기 전에 그림책 읽기.


아무튼 그래서 올리버 제퍼스의 그림책들을 모조리 다 읽었는데, 그 중 가장 좋았던 게 바로 이 책입니다. 원제는 『Here We Are』예요.
이 책은 올리버 제퍼스의 첫 아이에게 헌정하는 책이예요. 아이가 세상에 나오기 전 부부가 함께 아이를 맞을 준비를 하면서 이 책을 만들었다고 해요. 그러니깐 이 책은 아이에게 주는 첫 선물인 셈이죠.

 


그림책을 만드는 아빠는, 사랑하는 아이에게, 이 세상을 다 주어도 아깝지 않은 아이를 위해, 무슨 선물을 했을까요?
여기, 아이를 사랑하는 아빠의 마음이 담긴 책이 있습니다.

 

책은, 이 땅에 태어날 아이를 환영하는 것으로 시작해요.
우리가 사는 행성의 이름이 '지구'라는 걸 알려주고 지구에 대해 소개해주죠.
지구가 얼마나 큰지, 이 지구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지, 사람 이외의 얼마나 많은 동식물이 살고 있는지, 지구가 속해 있는 태양계란 어떤 것인지 등등...
지구에 대해서, 그리고 이 지구에 살고 있는 인간과 인간을 둘러싼 모든 것들에 대해 하나 하나 설명해줘요.

 

생각해보면 부모와 자식의 인인이란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가요?
이 넓은 우주 공간에, 이 지구라는 행성에, 이 많은 사람들 중에, 오직 한 사람의 아빠와 한 사람의 엄마가 있는 거예요. 물론 부모에게도 자식은 유일무이한 존재요.
그런 감격스러움, 그런 감사함이 책 가득 담겨 있답니다.

아빠는 아이가 이 지구를 사랑하고, 사람들을 사랑하며 살길 바라고 있어요.
그래서 아이가 처음 접하게 된 이 지구를, 아름답게, 설명해주는 거죠.

 

모든 글들이, 모든 그림들이 다 아름답고 신비롭지만,
제가 가장 가슴 뭉클했던 건 바로 이 부분이었답니다.

 

 

이제 또 궁금한 게 생기면…….
물어보면 돼.
나는 늘 네 곁에 있으니까.
만약 내가 없으면…….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면 돼.
넌 결코 혼자가 아니니까.

 

 

자식을 위해서는 뭐든 할 수 있는 게 부모죠.
아빠는 늘 네 곁에 있다고 올리버는 말해요.
그러나 혹시, 어떤 이유로든 내가 네 곁에 없다고 하더라도,
넌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걸 기억하라고 아빠는 말합니다.

 

온 인류가, 이 세상에 사는 모든 사람이 네 친구라는 메세지인데,
이런 메세지야 말로 부모가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라고 생각했어요.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는 온갖 분쟁과 전쟁과 테러 같은 것들을 생각해보면,
이 메세지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됩니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네 적도 아니고, 네가 혐오할 대상도 아니고,
너를 지지해주고 신뢰해줄, 네가 신뢰하고 사랑할 대상이라는 것.
그리고 너는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것, 네 곁엔 누군가가 있다는 걸 어느 순간에도 잊지 말라는 것.

이 메세지가 너무 아름다워서
남편 손을 꼭 잡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답니다.
지금 내 곁에 있는 남편이 참 고마웠거든요.

 

부모들은 자식에게 돈을 물려주려고 하고, 재산을 물려주려고 하고, 좋은 학벌을 물려주려고 해요.
그게 부모가 해줄 수 있는 최상의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실은 아이들에게 여러모로 상처를 주죠.
그런데 사실 아이들이 부모에게 원하는 건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 정서적 지지와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아빠는 늘 네 곁에 있어. 알지?"
"아빠는 항상 널 사랑해. 알지?"
"아주 오랜 세월이 흘러 혹시 아빠가 네 곁에 없더라도 너는 결코 혼자가 아니야. 알지?"

이렇게 자란 아이는 분명 좋은 어른이 될 거예요.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책을 모든 어린이들에게 선물하고 싶어요.

 

그리고 역으로... 이것은 세상의 모든 아이들을 향한 우리 어른들의 의무라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혼자라고 느끼지 않도록 지지해주고 보살펴주고 지켜주는 것.

최근에도 매우 안타까운 뉴스를 접했습니다.
친부의 신체적 학대를 피해 친모에게 간 소녀가 양부의 성추행을 못 견디고 신고했다가 보복 살인을 당했다는 가슴 아픈 소식이었습니다.
그 아이의 막막했던 하루하루를 생각해보면 가슴이 아픕니다.
세상에 그런 아이들이 생겨나지 않도록, 혼자서 고통스럽게 하루하루를 견뎌내야 하는 아이들이 없도록,
아이들이 아이로서의 권리를 누리며 사랑받고 살 수 있도록
모든 어른들이 "넌 결코 혼자가 아니야."라고 말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이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잘 자라도록 보호해주고 사랑해줬으면 좋겠어요.

 

5월 5일 어린이날엔 대한민국의 모든 아이들이 행복하길 바랍니다.

 

 

 


 

우리는 이 행성에 살고 있어

올리버 제퍼스 글그림/장미란 역
주니어김영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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