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나는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쭈욱-
아들을 낳고 싶었다.
남아선호사상 이런 건 절대 아니고
나를 닮은 딸을 낳는다면 모를까
딸보다는 아들이랑 더 잘 맞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들 낳아서 같이 야구도 하고 농구도 하고
책도 읽고 그래야지, 했는데...
이젠 나이가 나이인지라
아들이든 딸이든
한 명 이상은 낳기 힘들 거 같기 때문에
나름 고민을 하게 된다.
(솔직히 고민한다고 내가 성별을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암튼... 이하나의 첫인상은 별로 좋지 않았다.
내가 이 친구를 안 건
윤도현의 러브레터가 폐지된다는 소식을 접한 직후.
윤도현이 하차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씁쓸했는데
프로그램 자체가 없어진다고 해서
더더욱 어이 없어 하던 차에
이하나라는 여자를 MC로 해서
새로운 음악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거다.
그 기사를 접하고 처음으로 든 생각은
'그 사람이 분별력이 있다면 고사를 하겠지.'
였다.
나이가 있는데 전후 돌아가는 상황을 판단하겠지.
그렇다면 정치적으로 옳은 선택을 하겠지.
했는데...
MC 제의를 수락했고 그래서
윤도현의 러브레터가 폐지되자마자
바로 새 프로그램이 시작된다는 거다.
아니, 뭐 이런 경우가.
그 여자 참 생각 없네, 이랬는데...

이 친구를 보고 나서
아, 내 생각이 잘못 됐었구나,
적어도 이 친구에 대한 판단만큼은 재고해야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
뭐랄까? 내가 본 이하나는
한 마디로 참 순수하다.
'야, 그 나이에 순수하다니... 그게 나이값 못 한다는 의미지.'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좋다. 빠져든다. 매력 있다.
맹-해보이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너무 순수하다.
오랜 대화를 나누면 나눌수록
이 사람이 참 좋아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잘 웃는다.
가감이 없다.
잘 감격한다.
그런데 아주 진지하다.
혹자는 이런 걸 두고
MC로서의 자질 부족이라고 하던데
난 이런 매력이
게스트들을 편하게 해주고
보는 사람도 편하게 해주는
그만의 매력이자 색깔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력적인 인간 한 명이
그가 있는 공간을
얼마나 눈부시게 만들 수 있는지
밝게 만들 수 있는지
알겠다.
그 사람이
여성이기 때문에
젊기 때문에
예쁘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니라
그 사람의 존재 자체가
그가 있는 공간을
충만하게 만든다.
참 예쁘다.
저 친구.
저런 딸이라면
친구처럼 잘 지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용기(?)'가 생긴다.

나는 그것도 너무너무 흐뭇한 거다.
아, 내가 딸을 낳았는데 그 아이가 처음으로 남자친구를 데려온다면
이런 기분이겠구나.
음... 박효신도 그 전엔 관심이 없었는데
딸의 남자친구가 될 수도 있겠다 생각하니
유심히 보게 된다.
내가 좋아할 스타일은 아니지만
아이랑 참 잘 어울린다.
아이가 그 사람을 보고 계속 웃는다.
눈도 못 마주치고.
얼굴이 빨개져서.
아이가 좋아한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둘이 참 잘 어울린다.
녀석, 센스도 있지.
[나만 바라봐]를 부른다.
이런 센스 있는 녀석이라면
사윗감으로 오케이다,
이러면서 봤다는. ^^;
참 예쁘다. 이하나.
보고 있으면 흐뭇하고.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나랑 아-주 잘 통할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