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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어떤 공간이어서 계속 걸으면 나오는 길이다. 나는 쉬지 않고 그 길을 걸었다. 그 길을 산책하고 때론 다람쥐를 만나며 레사와 호흡했다. 어느 날은 내가 레사에게 물었다. 레즈비언이  되는 사주팔자도 타고나는 것이냐고. 레사는 말했다. 사주로 찾으면 찾을 수도 있겠지만 굳이 그러지 않겠다고. 설명하면 할 수야 있겠지만 굳이 설명하지 않겠다고. 나는 레사의 대답이 마음에 들었다. 레사는 드라이어로 젖은 머리카락을 말리듯 내 마음속 빙하를 녹여주었다. 천천히, 시간을 들여, 내가 잠들 때까지 내 등을 쓰다듬어주었다. 그렇게 10년 동안 레사와 나는 변함없이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 (p.127)

 

 

적어도 두 번

김멜라 저
자음과모음 |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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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앞으로 우리 인생에 이 여자는 없다.”

    오래전, 아버지는 형제를 앉혀두고 말했다. 그는 앨범에서 사진을 떼어 큰아들에게 건넸고 그러면 세준은 교수형에 처하듯 어머니의 목을 가위로 잘랐다.꼭 그럴 필요까진 없었음에도 세준은 사진에서 어머니의 얼굴 부분을 동그랗게 오려냈다. 세방은 형이 가위질한 어머니의 얼굴을 쓰레기통에서 꺼내 필통 안에 숨겨놓았다. 어린

    2021.08.13 08:15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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