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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만드라골라 카스트루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

[도서] 군주론 만드라골라 카스트루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

니콜로 마키아벨리 저/이종인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I . 들어가며

 

마키아 벨리의 『군주론』은 매우 다양하게 해석되는데 (가장 대중적으로 통용되는 해석은 『군주론』이 독재정치에 봉사하는 책이라는 것인데, 이외에도 크게 다섯 가지 정도의 해석이 존재한다), 이렇게 다양한 해석에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듯이 『군주론』이라는 단독 텍스트만으로는 마키아벨리의 사상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고, 이로 인해 『군주론』만 읽은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마키아벨리를 극단적으로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편향을 갖게 된다.

 

이 책이  『군주론』 이외에도 그의 다른 두 저작을 함께 실은 까닭은 마키아벨리를 입체적으로 해석하기 위해서다. 『로마사론』이나『만드라골라』, 『카스트루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 등 마키아 벨리의 다른 저작과  『군주론』 을 병행하여 읽는다면, 관직에서 물러나 유배 생활에 들어선 마키아벨리의 심정 변화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이럴 경우, 마키아벨리의 도덕성 여부에 논의의 초점을 맞추었던 『군주론』의 해석에서 벗어나, 『군주론』의  본질에 좀더 집중할 수 있고 오독의 가능성도 줄어들 뿐더러, 마키아벨리의 새로운 군주라는 개념 역시 왜곡하거나 곡해하지 않을  수 있게  된다

 

II . 『만드라골라』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을 집필한 지 5년 후인 1518년에 풍자적 코미디인 『만드라골라』를 집필한다. 이 희곡은 구약성경의 창세기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만드라골라』는 주인공인 칼리마코가 교활한 리구리오의 계책에 따라, 늙고 어리석은 니차를 속여 니차의 정숙한 어린 아내 루크레치아를 임신하게 해주겠다고 유혹하여 잠자리를 같이 한다는 내용이다.


여기서 루크레치아는 이탈리아를 상징한다. 동시에 어리석은 남편 니차는 제대로 나라를 다스리지 못하는 어리석은 군주를 상징한다. 루크레치아의 임신은 왕세자의 탄생을 의미하는 것으로 권력 유지의 상징이다. 신부 티오테모는 외세의 개입을 도와주거나 외세를 불러오는 교회를 상징한다.

 

III . 『카스트루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

 

 『만드라골라』에서 루크레치아가 비르투를 발휘하는 남자 혹은 포르투나에 도전하는 남자에게 몸을 맡기는 것을 통해 권력은 여우 같고 사자같은 남자만이 차지할 수 있다는 현실적이면서도 유통적인 관점을 제시했다면, 이 기만과 폭력의 주제를 다시 한번 반복한 것이 『카스트루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이다.

 

유배 생활이 8년차로 접어들던 1520년 여름 마키아벨리는 도산한 루카 상인으로부터 부채를 받아내는 임무를 받고서 루카로 파견된다. 이 여행을 마친 직후 마키아벨리는 14세기에 루카를 다스렸던 용병대장의 전기를 집필하는데, 이 책이 바로  『카스트루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이다.

(그런데 책의 제목에 전기라는 말이 들어가 있기는 하지만, 이 책은실제로는 소설에 더 가깝다. 카스트루초의 생애를 이상화하기 위해 마키아벨리가 객관적 사실들을 왜곡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이 끝난다.

 

"그는 생전에 알렉산드로스의 아버지인 필리포스 2세나 로마의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에 필적할 만한 사람이었고 또 두 위인과 비슷한 나이에 숨을 거두었다. 그의 고국이 루카가 아니라 마케도니아나 로마였더라면, 그는 틀림없이 두 위인을 능가하는 업적을 남겼을 것이다." (p.293)

 

그런데 이 말은 마키아벨리에게도 적용해볼 수 있을 것 같다. 그가 피렌체가 아니라 프랑스나 스페인 같은 대국에서 태어났더라면 어땠을까.

 

IV . 『군주론』- 내용

 

『군주론』에서 새로운 군주의 모델로 제시된 인물은 체사레 보르자이다. 그의 생애는 7장에 집중적으로 조명되고, 13장에서 용병군-지원군-정규군으로 부대 성격을 바꿔 가면서 네체시타에 적절히 대응하는 보르자를 보여준다. 또한 17장에선 체사레 보르자가 세간에선 잔인하다고 생각되지만, 그 잔임함 때문에 로마냐를 재편성하고 통합했고 백성들의 충성심을 이끌어냈다고 평가한다. 26장에서는 이탈리아를 통일시킬 유력한 인물이었던 그가 포르투나의 방해를 받아 아깝게 스러졌다고 아쉬워한다.

마키아벨리 역시 보르자의 업적이 새로운 군주의 모델로 손색이 없다고 말한다. 마키아벨리가 보기에 보르자가 실각한 것은 갑작스러운 부친의 사망과 자신의 와병, 그리고 중병에서 회복된 이후에 율리우스 2세를 교황으로 선출했기 때문이었다. 부친의 사망과 자신의 중병은 포르투나이고 누구를 교황으로 뽑을지는 네체시타인데, 보르자가 여기서 실패를 했다고 보는 것이다.

즉,  보르자는 일생에 걸쳐 포르투나에 맞서 싸운 것이다. 그런데 이렇듯 포르투나에 맞서는 힘을 비르투라고 한다. 이때 마키아벨리가 말하는 비르투란 영어의 virtue (미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용기, 힘, 능력, 수완, 실천력을 가리키는 것으로, 반드시 선행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네체시타에 따라 악행도 할 수 있는 능력이다. 네체시타는 '일이 되어 가는 형편'을 일컫는데, 기회 혹은 상황 등의 의미로, 네체시타에 따라 선행을 할 수도 악행을 할 수도 있는 것이 바로 비르투이다. 

 

V. 『군주론』-평가

 

『군주론』은 지도자의 도덕적 자질보다는 파격적인 통치의 기술과 권모술수를 더 강조하기 때문에 1531년에 처음으로 출간된 이래로 현재까지도 많은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도덕 혹은 부도덕에 관한 잣대로만 『군주론』을 보는 것은 『군주론』의 일면만 보는 것이며, 그로 인해 『군주론』에 대한 여러 왜곡과 곡해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의 전편을 통하여 보르자가 뛰어난 비르투의 영명한 군주인 것처럼 서술하지만, 동시에 이러한 주장을 희석시키는 발언도 한다. 『군주론』의 어떤 문장들에는 이런 애매모호함, 긴장 상태, 불확실함이 내재되어 있어, 보르자의 비르투에 대한 마키아벨리의 진의가 무엇인지 파악하기가 어려워진다.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에서 칭찬한대로 보르자를 실제로도 높이 평가한 것인지, 아니면 조국 통일의 염원 때문에 보르자를 제시한 것인지 모호해진다. 

 

체사르 보르자는 이기적인가 하면 관대하고, 잔인한가 하면 자비롭고, 복잡한가 하면 단순하고, 악당인가 하면 영웅이다. 그런데 이것은 니콜라 마키아벨리의 양면성이기도 하다.

 

어찌 됐건 『군주론』은 정치(사실)와 윤리(가치)를 구분했다는 점에서 근대 정치학의 시작이라고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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