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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테아 2.2

[도서] 갈라테아 2.2

리처드 파워스 저/이동신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만약 국내에 『오버스토리』가 번역되지 않았었다면, 이 책이 국내 독자를 만날 수 있었을까?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오버스토리』가 퓰리처상을 받은 것도, 그래서 뒤늦게나마 리처드 파워스의 작품들이 국내에서 출간될 수 있었던 것도 독자들에게는 행운이라 할 수 있겠다.

 

리처드 파워스는 조너선 프랜즌만큼이나 접근하기가 만만한 작가는 아니다. 어쩌면 그래서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대중성'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이 작가들은 시장성이  없다고도 할 수 없으니까. 그러나 소설로 경험할 수 있는 궁극의 것을 맛보고 싶은 독자가 있다면 당장 이 작가의 소설을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모든 소재를 막론하고 모든 주제를 아우르면서 인간과 인간을 둘러싼 것들에 대해 사유하고 이야기하는 작가이기 때문이다. 그 깊이가 심오해서 잘못하면 익사할 수도 있겠지만, 그걸 감당할 수만 있다면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심해의 아름다움 같은 새로운 차원의 세계를 체험하게 된다.

 

'AI'라는 소재 자체는 이제 익숙한 것을 넘어 식상한 것이 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참고로 리처드 파워스는 1957년생이고, 『갈라테아 2.2』는 그의 네 번째 작품으로 1995년에 출간되었다. 너무 뒤늦게 도래하여 이미 '낡은 것'이 되어버린 소재가 안타까울 수도 있지만(만약 이 소설을 1995년에 읽었다면 어땠을지 생각해보라), 소설 자체는 현재성을 가지고, 독자가 책을 읽는 지금의 실재에서 현장감을 가지고 살아난다. 그것이 낡은 것이 될 수 없는 것은, 이 소설에서 다루는 AI라는 소재와는 별개로 이 소설의 저변에 흐르는 것이 인간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갈라테아 2.2』는 인공 지능과 인간의 관계를 가장 깊이까지 탐구한 작품으로 현재까지도 평가되고 있지만, 이 소설의 제목인 '갈라테아'가 『미녀와 야수』의  모티프가 되었던 바다의 님프이며, 자신이 만든 조각과 사랑에 빠졌던 피그말리온이 자신이 만든 조각상에 붙인 이름이 갈라테이아라는 걸 감안한다면, 왜 이 소설이 SF소설로 범주화되지 않는지, 왜 이 소설이 '러브 스토리'일 수밖에 없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문학과 과학과 음악으로 직조한 이 방대하고 아름다운 '태피스트리'를 부디 흡족하게 향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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