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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토록 작은 존재들을 위하여

[도서] 우리, 이토록 작은 존재들을 위하여

사샤 세이건 저/홍한별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우리가 냉소주의에 빠질 때 이 세상에 선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를 기억하면 다시 용기를 얻게 된다.
- 칼 세이건,『에필로그: 칼 세이건이 인류에게 남긴 마지막 메시지』

 

 

이 책의 부제는 'Rituals for Finding Meaning in Our Unlikely World'이다. 우리말로 풀자면 '소망 없는 이 세상에서 의미를 찾기 위한 의식들' 정도가 될텐데, 나는 이 부제야말로 이 책의 성격과 목적, 분위기를 잘 드러낸다고 생각한다.

 

내가 대학에 들어간 그 해 봄 교보문고에 같이 간 선배에게 선물받았던 책도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원서였다. '칼 세이건'과 '코스모스'라는 두 가지 이야깃거리만으로도 얼마나 많은 대화가 가능했던가. 대학 새내기가 되고 처음으로 받았던 책 선물이기도 했다.

나뿐만 아니라 내 또래의 대부분들이 이와 유사한 추억들이 있을 것이다. 내 세대라면 칼 세이건을 통해 우주에 대한 꿈을 꾸었다. 그런데 그것은 세계와 사고의 확장이기도 했기 때문에 여러 측면에서 칼 세이건에게 받은 영향은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 그의 딸인 사샤 세이건의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이 책을 사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재미나게도 이 책의 추천사는 리처드 도킨스가 썼는데, 그는 이 책에 대해 이렇게 소개한다.

 

칼 세이건의 딸이라는 사실이 글에서 드러난다. 과학적 산문시의 대가한테서 물려받았구나 싶은 문체다. 이 세계를 물리주의적으로 보는 관점을 한순간도  저버리지 않으면서, 서정적인 언어로 탄생에서 죽음까지 삶의 리듬을 새기며 의식의 의미를 옹호한다. 삶의 기쁨으로 진동하는 사랑스러운 책.

 

나는 마지막 문구가 마음에 들었는데, 왜냐하면 이 책은 정말로 '삶의 기쁨으로 진동하는 사랑스러운 책'이기 때문이다.

 

나도 그랬지만 2년 넘게 지속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우울증이나 불안, 공황을 겪는 사람들이 많(았)고,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Unlikely World'를 살아가면서 우리는 어떻게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우리는 살아야 할 의미를 어떻게, 어디에서 발견할 수 있을까? 아주 근본적으로 도대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이런 근원적이고 절실한 질문들을 하고 있는 위기의 사람들이 있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칼 세이건의 저서를 거의 다 읽고 소장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가장 큰 공감과 힘이 되어 준 건 그의 마지막 유고집에 있던 말이다.

 

우리가 냉소주의에 빠질 때 이 세상에 선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를 기억하면 다시 용기를 얻게 된다.
 

나이가 들수록, 20대 때보다는 30대에, 30대보다는 40대에 냉소주의에 빠지고 싶은 유혹이 너무 강했다. 그때마다 칼 세이건의 이 문장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곤 했는데, 사샤 역시 아버지의 이 조언을 귀담아 들었던 것 같다. 어떤 상황에서도 결코 삶을 냉소적으로 바라보지 말 것. 사샤의 일상을 지키는 삶의 원칙은 바로 이것인 듯 하다.

 

사샤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일상의 경이로움을 찾고 삶의 가치를 찾는데,그 과정이 매우 섬세하면서도 우아해서 책을 읽는 내내 삶이 고양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 경이로움에  내재된 생명력이 우리가 살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준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이 따뜻하고 고마웠다.

 

일상의 경이로움을 찾는 기쁨의 우아함이 사람을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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