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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나무는 다른 생물들과 더불어 산다
Oak

 

고대 켈트족의 사제인 드루이드도 참나무를 신성한 존재로 여겼다. 이들은 자신에게 예언을 내려줄 영혼이 참나무에 깃들어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오래된 숲에 사원을 지어 고목이 된 참나무를 숭배했다. 자신에게 예언을 해주는 참나무를 '신탁나무'라고 부르며 신성하게 보호했는데 이 나무에 해를 입히는 사람은 처형을 당하기도 했다(85-86쪽).

 

와이 참나무Wye oak는 메릴랜드에서 가장 유명한 나무이며 메릴랜드 주를 상징하는 나무다. 이 흰색 참나무는 역사상 미국 최초로 정부 차원의 보호를 받은 나무이기도 하다. 입법부의 보호를 이끌어낸 나무를 상상해보라! 460년 전에 처음 싹을 틔운 이 나무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참나무이기도 하다(86쪽).

 

참나무 분류가 특히 어려운 이유는 이들의 잎이 아주 다양하기 때문이다. 참나무 한 그루에서 이파리 스무 장을 따서 보면 각각의 잎들이 조금씩 다를 정도다. 어떤 참나무 잎사귀는 다른 종류의 참나무 잎사귀와 비슷해 보이기까지 하다. 그래서 분류를 하려면 잎말고도 싹이나 나무껍질, 열매 등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특히 나무의 종류를 알아내는 데에는 열매를 확인하는 게 제일 확실하다(88쪽).

 

사람이 눈으로 참나무 종류를 구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다람쥐에게는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도토리는 양분을 많이 함유한 지방이나 씁쓸한 맛을 내는 탄닌 성분 함량에 따라 종류가 구분된다. 그리고 일 년 중 어느 시기에 싹을 틔우느냐에 따라서도 구분이 된다. 이러한 요소들은 다람쥐가 도토리를 즉시 먹어버리느냐 그렇지 않으면 묻어두었다가 겨울이나 봄에 먹느냐를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도토리의 종류가 가을에 싹을 틔우는 것이라면 다람쥐는 즉시 먹어버릴 것이다. 이미 싹이 튼 도토리는 싹이 트지 않은 도토리보다 맛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다람쥐들은 도토리를 즉시 먹지 못할 경우, 싹이 안 나게 열매의 씨눈만 갉아먹고 저장해둔다. 탄닌 산이 많이 함유된 도토리는 겨울 내내 저장하기에 적합한 식량이다. (중략) 다람쥐들은 씨앗들을 먹어치우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숲 여기저기에 퍼뜨려서 참나무가 번식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다. 나무의 입장에서 본다면 100개 중 99개의 씨가 먹히더라도 도토리 한 개가 싹을 틔울 수 있다면 괜찮은 거래인 셈이다(90쪽).

 

다 자란 애벌레는 이빨로 도토리를 갉아서 밖으로 나올 수 있는 구멍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처음 어미가 만들어줬던 구멍은 도토리를 실컷 먹고 통통해진 애벌레가 나오기에는 너무 좁기 때문이다. 이렇게 도토리 밖으로 기어 나온 애벌레는 흙 속에서 뒹굴면서 다음 해를 맞이한다. 이제 애벌레는 번데기를 거쳐서 성충 바구미가 되고 성충 바구미는 다시 참나무를 기어올라 짝짓기를 할 짝을 찾는다(91쪽).

 

바구미의 일생이 경이로운 이유는 누군가 그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인내심을 가지고 이 곤충들의 행동을 쫓아서 그것을 기록한 사람은 누구일까? 그 사람은 성충 바구미가 나오는 나오것을 보기 위해서 얼마나 오래 참나무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었을까? 이처럼 생물의 삶의 주기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생태계 안에서 생물들이 서로 어떻게 어우러져 살고 있는지를 밝혀내는 일이야말로 과학이 담당해야 할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최근의 추세는 이러한 자연의 이야기에 대해 그다지 중요성을 부여하지 않는다. 더구나 많은 생물학도들이 유전자 연구에만 열중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생태적 관계가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채로 남아 있다(91-92쪽).

 

사람들은 대개 현대 과학이 대부분의 식물에 대해서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농작물이 아닌 대다수의 식물에 대해서는 거의 모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중략) 우리는 달나라에 가는 세상에 살고 있지만 아직도 우리의 뒷마당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모르고 있는 것이다(94쪽).

 

나무를 안아보았나요
조안 말루프 저/주혜명 역 | 아르고스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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