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이 심하게 귀뚜라미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면
바로 감지하고 포맷을 해줘야 한다.
요며칠 계속 힘겨운 듯 귀뚜라미 소리를 냈는데도
귀차니즘 때문에 그냥 무시하고 썼더니만...
드디어 오늘 일을 냈다.
1. 노트북을 열었는데 system halt가 된 거다.
아마 지난 번에 닫았을 때 대기모드로 가다 만 것 같다.
어쩡쩡한 상태에서 system halt가 된 듯.
헉! 그 순간 제일 먼저 떠오른 건 거의 완성되었던 나의 리뷰.
이렇게 날린 리뷰만 도대체 몇 개던가.
그러니깐 MS word로 작업을 하라니깐, 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이게 동시에 여러 개 띄워놓고 작업하다보니
워드 파일 하나를 또 하나 만든다는 게 좀 귀찮고 번거롭게 느껴지는 거다.
'얘를 어떻게 살리지?' 고민했으나 방법이 없는 관계로
눈물을 머금고 재부팅.
결국 거의 다 썼던 내 리뷰는 어딘가로 사라졌다. 우주를 떠돌고 있으려나? 불쌍한 내 글.
2. 당연히 속상하지만 어쨌든 이번 주 내로 리뷰를 다 쓰는 게 목표이므로
이전에 썼던 내용을 더듬으며 재작성. 물론 기분이 날리가 없다.
이런 경험 있는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전에 썼던 글의 6-70% 정도 수준이나 쓸까말까.
그런데 반쯤 썼을까? 익스플로러가 그냥 소리없이 사라져버렸다.
'너네 오늘 나한테 왜 이리 까칠하니? 미워, 미워.'
3. 아무래도 오늘은 리뷰는 안 되겠다 싶어 『현산어보를 찾아서』나 정리해야겠다 마음을 바꿨다.
새창을 열고 파일이름을 저장하려고 하는데 지금 정리하려는 건 4권이니 이미 저장됐던 1~3까지의 파일 이름이 쭉 떴다.
그냥 이름을 치면 됐을 텐데 무슨 생각인지 그 중 하나를 그냥 클릭했다(숫자만 변경하려는 얄팍한 속셈. 그가 뭐 그렇게 번거롭다고. 이제사 반성).
문제는... 그 순간 속도가 엄청 느려지면서 버벅대기 시작했다는 것.
버벅, 버벅, 버, 버, 버, 버, 벅.......
그러가 갑자기 다다다다다다다 실행이 되기 시작했다.
뭔가 창이 떴고 무심결에 클릭을 했는데(솔직히 조금 짜증이 나려던 참이었다), 클릭하고 나서 0.1초 후에야 내가 뭔가 큰 잘못을 저질렀는 걸 깨달았다.
똑같은 이름의 파일이 있다. 그냥 쓰겠냐, 뭐 이런 내용인데 내가 'YES'를 클릭해서 이전 파일을 덮어써버린거다.
헉! 이로써 『현산어보를 찾아서』 1권 정리한 것이 모두 날라갔다.
문제는... 내가 용량 줄인다고 책 정리는 모두 텍스트 파일로 해서 복구가 안 된다는 것.
그야 말로 이 녀석도 어딘지 알 수도 없는 세계를 떠도는 미아가 되고 만 거다.
난 몰라 아~ 아~ 바람아~ 아~ 아~ 멈추어다오~ 바람아~ 멈추어다오~
라는 노래가 절로 나오는.
바이러스 정밀 검사를 해봐도 아무 것도 잡히는 게 없는데...
인터넷도 전반적으로 느려지구... 얘가 왜 이러나 몰라.
하직할 때가 된 건지... 내가 좀 혹사시키기는 했지만
그래도 약 3년 밖에 안 된 녀석인데.
조금만 더 버텨다오. 너무 부려먹어서 미안.
오늘의 교훈.
아무리 귀찮아도 포맷은 주기적으로 하자.
예스24에 건의.
제발 리뷰 쓰면서 수시로 임시저장 가능하게 해주고, 완성된 리뷰 최종적으로 올리기 전엔 비공개로 할 수 있는 기능을 만들어주세요. 그동안 날려보낸 리뷰들이 눈물을 흘립니다. 흑흑. 비공개 기능이 없으니 다 완성되기 전까지는 저장을 못 하고 그러다 보니 날리는 리뷰들이 많아지는 거거든요. 꼭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