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안 되니 좋은 점도 있다.
이사를 한 바로 그날은
저녁 8시부터 자기 시작해서
그 다음날 아침9시에 일어났다.
내가 태어나서 이렇게 많이 자본 적은 처음이다.
남편과 이런 저런 공부들도 했다.
인터넷을 안 하니 시간이 참 많아졌다.
G20이니 연평도사태 등등에 대해
정리하고 생각을 나눴다.
그동안은 차마 시간이 나지 않아 못했던.
이삿짐을 풀면서도 하루에 한 권씩 책을 읽었다.
그 중 한 권이 이윤기 선생님이 쓴 글이었는데
책 읽는 내내 돌아가신 그 분을 많이 생각했다.
사진도 몇 장 실려 있었는데
사진들도 한참 봤다.
강단 있어 보이고, 고집 세어 보이는
노인 한 명이 거기 있었다.
그 얼굴에서 읽어낼 수 있는 건 무엇일까?
월요일이 되고 아침에 직장에 가 인터넷을 연 순간
말문이 막혔다.
리영희 선생님이 돌아가셨다.
갑작스런 죽음은 아니지만
기가 빠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이런 저런 기사들을
빠르게 읽어내려갔다.
몇몇 선배들의 얼굴도 떠올랐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한 시대가 지고 있다.
또 다른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전환의 시대를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