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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필그림 vs. 더 월드

[영화] 스콧 필그림 vs. 더 월드

개봉일 : 2001년 02월

에드가 라이트

미국 / 환타지,코미디,어드벤처,액션,로맨스 / 미정

2010제작 / 20010201 개봉

출연 : 마이클 세라,알리슨 필,마크 웨버

내용 평점 3점

사랑/ 액션/ 개그 다 있는 만화! 스콧 필그림
- (故)궁극의 힘 미국만화파워블로거

락 밴드, 비디오 게임, 시트콤... 어린 친구들에게 익숙하고 좋아할 만한 것들이 모두 모였다. 주인공인 스콧 필그림과 그의 친구들은 시트콤을 연상시킨다. 이야기의 주된 줄거리인 라모나의 사악한 전 남친 무찌르기는 비디오게임을 연상시킨다(적을 한 명씩 무찌를 때마다 레벨업이 된다. 보너스도 얻고 아이템도 얻는다 등등). 여기에 만화와는 달리 비디오게임에서 들을 수 있는 익숙한 효과음들을 적절하게 사용하여 재미를 더한다(맨처음에 유니버셜 로고가 등장할 때부터. 이 친구들, 유머와 익살을 안다. 재간둥이들).

만화에 등장하는 의성어, 의태어도 그대로 차용했고, 가끔 만화 캐릭터들이 스토리 설명에 직접적으로 등장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다양한 시도들이 영화의 소소한 잔재미를 더한다.   

사실 나같은 경우는 한글로 번역된 책을 2권까지 읽고 영화를 봤는데(내용이 궁금하면 만화 리뷰 참조: 1권: 단순한 그림체, 개성 있는 캐릭터, 2권: 유치함은 나의 힘) 정말 재밌는 건 영화를 보는 내내 한글 자막이 말풍선으로 뜬다는 것. 물론 실제로 그렇다는 건 아니고 만화 대사들을 거의 그대로 옮겨왔기 때문에 등장인물들의 대사가 바로바로 한글로 전환되어 말풍선으로 뜨는 듯한 착각이 드는 거다. 이런 것도 영화를 보는 깨알 같은 재미 중 하나다(그래서 영화를 보기 전에 반드시 필수로 만화책을 보라고 권하고 싶다. 적어도 이 영화는 그래야 재미가 배가된다).

대사만 그런게 아니라 장소도 그렇다. 스콧이 룸메이트와 함께 사는 집이나 아지트 등등은 만화를 그대로 옮겨다 놓은 것 같다. 나이브스나 라모나와 함께 걷는 동네의 거리나 놀이터까지도 세부적인 부분까지 매우 흡사해서 그야말로 만화 속으로 들어가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아주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을 썼다는 걸 알겠다. 2차원적인 만화책이 3차원적으로 살아나는 게 참 신기하다.

총 6권짜리 만화인데, 2권까지만 본 거라서 잘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2권까지의 분량에서 보자면 원작의 스토리도 거의 그대로 따르고 있다.

역시나 가장 압권인 부분은 라모나의 '사악한' 전 남친들과의 결투 장면이 될텐데, 가장 재밌던 부분은 아무래도 인도 주술사 남친인 매튜와의 대결 장면일 듯하다. 발리우드 같은 장면 처리를 어떤 식으로 할지 궁금했는데, 잘 살렸다.

 

영웅물을 비튼, 그러나 여전히 선과 악이 명료한 이분법적 세계의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영웅물의 형식을 띄고 있지만, 스콧이 상대하는 사람들이 세계 평화를 헤치는 악당도 아닐 뿐더러, 그런 거대한 명분을 건 싸움도 아니라는 점에서 스콧 필그림은 슈퍼 히어로도 '평범한' 영웅도 아니다. 그냥 단지 동네에서 베이스 기타나 치는,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그의 전 남자친구와의 결투도 불사하는 평범한 20대의 남성일 따름이다. 이 영화의 원작인 만화가 아마존닷컴 만화 부분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열렬한 사랑을 받는다는 게 나로서는 좀 의외였지만, 굳이 이유를 분석하자면 그 연령대의 친구들이 공감할 만한 그들 자신의 이야기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들에게 익숙한 문화적 코드를 잘 따왔고(락 밴드, 비디오 게임, 시트콤, 게이 친구 등등), 자신들에게 늘 패배만 안기는 거대한 용과 같은 세계와 싸워 이기는(스콧 필그림 VS. 더 월드라는 의미심장한 제목을 보라!) 스콧에게서 대리 만족을 느꼈다고나 할까? 놀이터에서 여자친구랑 그네나 타는 평범함의 극치인 남자가 자기보다 훨씬 파워가 있는 사람들을 차례대로 무찌른다는 것. 사람들은 그런 데서 어떤 대리만족과 함께 희열감을 느끼는 것 같다. 

 

그러나 이들이 여전히 선과 악이 명료한 이분법적인 정신세계를 가졌다는 것에는 아쉬움이 든다. 나도 선. 내 편도 모두 선. 상대편은 모두 악. 그래서 무찔러야 하는. 이런 건 기성세대에게도 고리타분한 건데 굳이 이런 걸 답습할 필요까지야.

 

캐스팅의 아쉬움

 

매력적이어야 할 라모나 플라워스는 청년이라기보다는 성인처럼 보인다.

만화책을 보면서 내가 상상한 라모나는 영화 '킥애스'의 사랑할 수밖에 없는 여주인공 '힛걸'이었다. 킥애스의 힛걸이 그대로 잘 자라준다면 바로 라모나의 이미지가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영화 속 라모나는 전-혀 매력적이지 않다. 이 친구가 좀더 '핫'했어야 영화가 좀더 생동감 있게 살아났을텐데.

스콧 필그림과 라모나 플라워스의 캐스팅은 아무리 생각해도 아쉽다.

그에 비해 나이브스 차우는 썩 매력적으로 그려졌다. 사랑에 있어 능동적인 깜찍하고 당돌한 하이스쿨러...!

 

사랑은 난감해?!

 

여기서 등장하는 영원한 화두. 나를 사랑하는 사람과 내가 사랑하는 사람 중 누구를 택할 것인가? 물론 서로서로 반한다면 가장 좋겠지만 대부분의 사랑은 '사랑의 작대기'가 쌍방향이 되지 못하고 일방적이 되고 만다. 내가 상대방에게 뒷모습만 보이듯 나 역시 누군가의 뒷모습만 바라보게 되는 경우가 많은 듯.

스콧 필그림이 누구를 선택하든 그것 스콧의 자유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라모나보다는 나이브스가 훨씬 더 사랑스럽고 유쾌하다. 아주 엄밀히 말하자면 라모나는 모든 이야기속에 등장하는 공주들과 비슷하다. '네가 모든 역경을 뚫고 나를 찾아올 때 너는 나를 쟁취할 자격을 얻을 수 있어.' 스스로 자기 사랑을 찾으려 하고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나이브스가 매력적인 것은 이 때문. 

 

[덧붙임] 만화책으로 볼 때 이해가 안 갔던 장면 중 하나가 있었는데 사악한 전 남친들과의 대결에서 이기고 나면 남친들이 사라지면서 동전이 떨어진다. 왜 사라지면서 동전을 남기는 건지(혹은 왜 패배한 남친들은 동전이 되는 건지) 그게 너무 궁금했는데, 아마도 이것 역시 비디오 게임의 패러디인 것 같다. 한 단계가 끝나면 점수를 획득한다는 뭐 그런 걸 빗댄 거라는 걸 영화를 보면서야 깨닫게 됐다(게임이라고는 해본 적이 없다 보니 이런 쉬운 부분도 몰랐던 거다. 바보). 그래도 만화든 비디오게임이든 전혀 모르기 때문에 낯선 것을 보면서 느끼는 즐거움이 컸던 것 같다. 거의 두 시간 가까이 되는 러닝타임 동안 적어도 시계는 한 번도 안 봤으니까. 개인적으로는 비디오게임에도 익숙하고 만화에도 익숙한 세대(혹은 사람)들은 이 영화를 어떻게 볼지 궁금하다. 익숙해서 시시할까? 익숙해서 더 재미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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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책읽는낭만푸우

    금요일 저녁에 느긋하게 영화본 건 거의 6개월 만에 처음인 것 같다. 스트레스 해소용으로는 나름 재미있는 영화다. 일단은 게임 효과음같은 음향효과들이 신난다. 이게 중독성이 크다. 그래서 사람들이 그렇게 게임에 중독이 되는 건가? --a

    2011.01.22 13:14 댓글쓰기
  • 브랜드블로그 민음사

    스콧에대한 리뷰들이 생각보다 많이 올라왔네요 :) 참 맞아요 저도 레벨업, 점수 획득! 이런거 적응이 잘 안됐다는 ㅎㅎ

    2011.01.28 09:06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책읽는낭만푸우

      오, '민음이' 언니 '민음사'군요. 작년 10월 이후 새 글이 안 올라오고 있어서 심심해요. ^^;
      이 영화 한국서 개봉 일정이 잡혔다면 그 즈음에 이벤트들 마련하면 좋을 것 같아요. 책을 먼저 읽고 보면 더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정말 신기하고 재밌더라구요. 만화를 그대로 영화로 옮겨오는 것. 배경장면들까지 그대로. 눈온 겨울의 캐나다를 보는 재미도 있구. 개봉하면 꼭 보세요. ^^

      2011.01.28 09:13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