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고 고독한 시간, 이렇게 보내 볼까요?
문득 혼자이고 외롭다는 느낌이 종종 드는 분들에게
문득 외롭거나 혼자인 느낌이 들 때, 누구도 내 마음을 몰라주는 것 같고 친구들과는 실컷 떠들었지만 내내 입 다물고 있던 기분일 때,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나요. 전 누워서 책도 읽고 음악도 듣고 멍하니 허공도 보고 텔레비전 오락프로그램을 보기도 하고 그러다 태평하게 낮잠을 자기도 하고, 그래요. 그 모든 일을 순차적으로 하거나 동시에 하거나 번갈아 하면서 시간을 보내지요. 그리고 자주 '생각'을 합니다. 해야 할 일도 생각하고요, 만나야 할 사람도 생각하고요, 친구와 하고 싶은 얘기도 생각하지만,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지나간 일들에 대한 것이네요. 떠오르는 일들은 모두 사소하고 평범한 어떤 하루에 대한 것들이네요. 친구와 낯선 동네를 헤매다가 걸었던 골목길에서 만난 고양이, 고양이를 따라 가다 만난 예쁜 가게, 그때 친구가 쥐고 있었던 우산 색깔 같은 거요. 물건을 고르는 친구 옆에서 딴 생각에 빠져 있다가 바라본 창밖 풍경이나 그 골목길 벽에 칠해진 색색의 페인트 같은 것도 떠오르고요. 외국의 거리에 온 듯한 느낌에 친구를 세워두고 사진을 찍었던 것도 생각나요. 그런데도 그 사소하고 소박한 일상의 풍경이 간혹 저를 웃게 하고 그립게 하고 애틋하게 만들고 외로운 걸 잊게 해 주는군요. 저는 한 사람의 인생은 이런 사소하고도 사소한 기억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만들어진 어느 평범한 하루가 아닐까 생각해요. 세상을 바꿀 만한 사건이나 거창한 진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갈등이나 대치는 이런 사소한 기억들 너머에 있을 뿐이지요. 얼마 전 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 있는데요. 과거를 기억하는 뇌와 미래를 상상하는 뇌의 부위가 같다고 하네요. 그러니까 우리가 사소하고도 사소하여 일견 볼품없는 과거를 자꾸 기억하고 추억하면 아직 오지 않은 시간들을 상상하고 이해하는 게 훨씬 수월해진다는 얘기이기도 하지요. 그러니 외롭고 고독할 때, 사소한 것들을 자꾸 떠올리세요. 그 시간들이 여러분의 외롭지 않은 미래를 상상하게 해 줄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