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

[DVD]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

내용 평점 3점

구성 평점 3점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원작이 가지고 있는 철학적 깊이와 해학과 유머가 모두 사라졌다는 점이다. 그야 말로 '소와 함께 하는 여행'인데, 소가 사라졌다. 그 자리를 공효진으로 채웠는데, 솔직히 공효진이 이 작품에 어울리는 배우인지 의문이다. 다른 배우들과의 어울림이나 원작에서 메리가 가지고 있는 분위기를 고려했을 때 말이다. 어떤 인터뷰를 보니 그냥 연애 이야기인 줄 알고 출연을 했다는데, 김영필처럼 참신하지만 연기 잘하는 배우를 캐스팅하는 게 좋지 않았을까 싶다. 설마 임순례 감독이 공효진의 티켓 파워를 염두에 둔 건 아니었을 테구(이 DVD 케이스도 마음에 안 든다. 소보다 공효진이 메인이다. 이런 이런. 이럼 안 된다구요. 이 영화는 "소와 함께" 여행하는 이야기잖아요). 더군다나 원작에서처럼 '암소'여야만 폴과 피터, 메리의 삼각관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미묘한 감정들과 대사들이 잘 살아날 수 있는데 '수소'로 설정을 변경함으로써 그런 분위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모든 재미와 메시지를 송두리째 놓쳤다. 제작비 때문이겠지만 꿈과 환상이 현실과 교차하면서 얻을 수 있는 판타지스러움이나 소와의 대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신비스럽고 철학적인 분위기도 전혀 살리지 못했고. 아쉬운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엄격히 말하자면 몇몇 에피소드만 살렸을 뿐 원작 소설과는 전혀 다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소설과 영화는 독립된 장르이고,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라고 하더라도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이 있는 것이고, 각색자나 감독의 고유한 영역이 있기 때문에 이 둘을 비교하는 게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영화 그 자체로 하나의 고유한 창작물로 평가해야 한다는 게 평소의 기본 입장이긴 하지만, 이 작품의 경우 원작 소설을 너무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소설 너무 좋다. 이 소설 읽고 김도연 작가에 제대로 푹 빠졌다. 사실 그래서 일부러 영화도 찾아봤던 거였다. 이번 주말에 책 리뷰도 쓸 예정. 책 리뷰는 공들여서 써야지. ^^) 영화를 보면서 내내 아쉬움이 컸다. 다른 건 몰라도 셋이서 바닷가에 간 씬은 반드시 살렸어야 했다. 그 바다에서 만난 떡장수 에피소드,
바다에서 셋이 별을 보는 에피소드, 소와 사람이 바뀌어 바다를 건너는 에피소드... 어찌 보면 이 씬이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 중 하나인데  이걸 모두 삭제해버린 게 가장 아쉽다(내가 김도연 작가라면 엄청 속상했을 듯).

결국 영화를 본 후 내 감상평은 다섯 자까지도 갈 필요가 없이... '맙소사!'

다만... 김영필이라는 배우는 앞으로도 눈여겨 볼만 할 것 같다. 어느 각도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보이는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고 연기도 안정되어 있다. 그나마 임순례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 그간의 명성에 흠을 내지 않게 됐다면 그건 모두 이 배우 때문일 것이다. 어떤 각도에서 보면 약간 박해일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박해일만큼은 연기력을 인정받는 배우가 될 듯(실제로도 같은 극단 출신이라고 하고 박해일 닮았다고 영화 찍는 내내 여자 스텝들이 친절하게 해줬다고 한다). 아, 또 하나의 보너스. 소설가 김도연씨도 영화에 출연한다. 나름 아주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인다(아, 왜 굳이 남자 주인공의 직업을 '시인'으로 설정한 건지. 그냥... '농부'이면 안 되는 거였을까?).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