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차를 파킹하고 나오는데
누군가 와서 차를 박았다.
주차장에서 사고가 웬 말?
보니깐 완전 호호 할머니.
범퍼가 아주 살짝 들어간(들어갔다기보다는 콕 찍힌) 정도고
어차피 범퍼야 찌그러지라고 있는 거라 그냥 말려고 했는데
나중에 차 팔 때 차값 많이 떨어지니 수리하라는 게 중론.
근데 무슨 견적이... 사흘이나 나온 거다.
할 수 없이 수리를 맡긴 동안 차를 렌트했다.
렌트카 회사에서 바디샵까지 픽업을 하러 오기로 했다.
어차피 사무실 가서 계약서를 다시 쓸거니
맘에 안 들면 그때 차를 바꾸라면서
일단 아무 거나 끌고 가겠다길래 그러라고 했는데...
빨간 차를 갖고 온 거다.
헉! 부담스럽다, 빨, 간, 차. 하필이면 이렇게 튀는 색을.
속으로 궁시렁 대면서 차를 탔는데...
어라? 생각보다 기분이 좋다.
뭐랄까... '아, 이래서 여자들이 손톱에 빨간색 매니큐어를 바르는구나.' 싶다.
차 탈 때마다 기분이 좋아 콧노래를 흥얼거리게 되는.
'아, 이래서 빨간 차가 남자들의 로망이구나.' 싶어지는.
물론 사흘 뒤엔 다시 원상복귀 되겠지만...
나름 즐거운 경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