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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돌아가시고 처음으로 주말 외출을 했다.

딱히 뭔가를 하고 싶은 의욕도 없고 해서
사적으로 밖에 나갈 일 자체를 아예 만들지 않고 살았던 듯.

어찌 보면 컨버터블의 힘이고... 찬바람이 부니 정신을 추스리는 걸 수도 있구.

사람 많은 데 가면 경황 없거나 멀미하듯 어지러우면 어떡하나 했는데
오히려 기분이 발랄해진다.
진작에 좀 나올걸 그랬나 싶어질 만큼.

한 번도 안 쉬고 거의 네 시간을 돌아다녔다.

원래는 플랫 슈즈랑 거위털로 된 패딩 조끼를 사려고 했었는데
어찌어찌 하다보니 계획에 없던 것만 잔뜩 사게 됐다.

디즈니 아웃렛을 제일 먼저 간 게 문제.
아주 큰 푸우 인형이랑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이것저것 담았다.
내 은밀한 취향(?)을 아는 지인이 200불짜리 기프트 카드를 선물해서...

푸우 인형... 생각보다 안정감을 준다.
사길 잘 했다 싶은. ^^;

그리곤... 크림 스파게티를 연상시키는 아이보리색 가죽 스니커즈를 하나 샀다.
머리가 하늘까지 닿을 만큼은 아니지만
기분이 좋아서 폴짝 거리게 되는.

덕분에 필 받아서 주일 오후 내내 육개장 만들고 무 맑은 장국 만들고
반찬들도 몇 가지 만들고 굴 넣고 배추김치도 담그고 그랬더니...

오늘은 완전 피곤 모드.

내내 눈을 반쯤 감고 다닌 것 같다.

그래도 뭐... 한결 가벼워진 듯한 마음.

근데 이 모든 것들이
친구가 보낸 책들에서 시작됐다는.

비행기 타고 온 책들을 읽고
엄마 돌아가시고 처음으로 이런 저런 것들을 만들어 먹었는데
그 뒤로 조금씩 추스리고 있는 것 같다.

역시... 사람의 마음만큼 좋은 약이 없다.

고마워요. 친구.
착한 그 마음씨, 늘 감동을 줍니다.

암튼... 이젠 좀 정신 차려야지.
뭔가 하나씩 욕망도 하고...
말도 글도 회복하고...
올해가 가기 전에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아, 이런. 또 두서 없고 형편 없는 글이 됐다.
언제쯤 예전처럼 글을 쓸 수 있을까?
가출한 단어들과 어휘들이 다시 찾아오면 가능하려나?
언제쯤 수제비처럼 뚝뚝 끊어지는 생각들이 갈피를 잡아 정렬을 하려나?
고민은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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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샨티샨티

    어머님을 떠나 보내고 마음의 큰 아픔을 달래며 지내는 일상을 그려 봅니다. 조금씩 예전의 모습을 회복하며 어머니의 빈 자리를 채울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2011.11.15 11:06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책읽는낭만푸우

      빈 자리를 채울 수는 없을 거예요.
      그냥 현재에 적응하거나 익숙해지거나 무뎌지거나... 그렇게 되는 거겠죠.
      걱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2011.11.16 01:13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