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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나는 사랑을 잘 잊지 못하는 편이거든. 특히 내가 상처 줬던 사람, 상처 받았던 사람은 잊을 수가 없어. 그러면서 겪었던 사건이나 말 한마디 한 마디가 너무 괴롭고, 너무 괴로워서 꿈을 구기도 하고, 그래서 술을 먹으면 혼자 거울 보고 푸념을 하기도 해. 그러서 웬만하면 이제 그런 일 없이, 내가 누굴 좋아하지도 않고 누가 날 좋아하지도 않고 살아보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해본 거야. ‘멀미같은 노래도 그래서 아픈 곡이지. 너무 사랑했는데 너무 아파서 결국 그 사랑을 지겨운 시간이라고 부정하는 거잖아. 그 시간 동안 난 없어졌다고…… 이것도 좀 섬뜩하지 않아?”

 

그는 지난 2집 앨범 “Whistle In A Maze” 재킷 속에 이런 말을 남겼다.

작게 들어오 좋은 음악, 어쿠스틱 사운드, 메트로놈에 얽매이지 않기, 가진 만큼만 이야기하기, 들어달라고 들러붙지 않기, 음정에 충실한 잘 부른 테이크가 아닌 마음에 와 닿는 테이크를 고를 것, 어찌 보면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에 매달린 것, 자유로움책임감사이를 외줄타기 하는 심정.’ 

 

하림 음악도 사랑과 똑같다는 생각이 드는 게, 음악도 에너지 소모가 너무 크거든. 예전 어느 겨울에 길에서 연주를 하는데 너무 추운 날씨였음에도 연주하는 동안엔 하나도 안 추운 거야. 확실히 뭔가에 홀린 거지. ‘이상하다. 이렇게 추운 데서 어떻게 몇 시간을 견딜 수 있었지? 이 힘이 정말 무섭구나.’

 

하림 “(전략) 좀더 심각하게 말하면 예술가란 존재는 없을지도 몰라. 예술가가 있고, 창작물이 있고, 관객이 있다면 사람들은 그 창작물을 보고 예술가를 생각하지만 사실은 예술가가 빠진다는 거야.

음악을 듣는 사람이 예술가인 거야. 듣는 사람의 인생이 예술인 거고. 그 음악을 듣는 순간 그 사람의 마음이 예술인 거야. 그래서 나는 세상 사람 모두가 예술가다. 단지 예술가라고 알고 있느냐, 모르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라는 말을 좋아해.”

 

하림 음악이든 사랑이든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 예를 들어 식빵을 토스트하기 위해 프라이팬에 올려두었어. 딴생각을 하다가 한쪽 면을 태운 거야. 그걸 맛있게 먹는 방법은 타지 않은 면을 앞에 놓고 먹으면 도니느 거야. 하지만 뒷면이 탔다는 것은 알아야 한다고.

사랑도 마찬가지야. 뒷면은 새카맣게 타 있는데 앞면이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걸 보고 먹는 것뿐이야. 그런데 나는 뒤집어놓고 있겠다는 거야. 다른 사람과는 달리 까만 면을 먼저 보겠다는 거지. 그래도 먹을래? 그래도 먹겠다. 그럼 사랑하는 거야.”

 

 

사랑이 음악에게 말했다

장문경 저
행복한책장 | 201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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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책읽는낭만푸우

    20대 초부터 지금까지 내가 여전히 고민하는 것들 중 하나.
    ‘자유로움’과 ‘책임감’ 의 문제.
    항상 외줄타기 하는 심정.

    2011.11.20 14:05 댓글쓰기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