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속에서 엄마가 살아돌아왔다.
엄마. 엄마? 엄마!
응, 딸. 잘 지냈어?
진짜 우리 엄마 맞아요?
꿈 속에서도 나는 땅 속에 묻은 사람이 다시 살아돌아올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것도 일 년이나 지났는데.
그런데 엄마는 그런 게 뭐 대수냐는 듯 아무렇지도 않게--피곤해보이거나 지쳐보이지도 않았다--들어왔다.
그리곤 자연스럽게 집에서 입는 옷으로 갈아 입고, 진지를 드셨다.
엄마.
나는 너무 좋아서 엄마 옆에 꼭 붙어 앉았다.
그동안, 꿈속에서라도, 단 한 번만이라도 보고 싶다는데도
절대 안 나타줬던 엄마였는데--목소리나 몸의 일부 밖에는 못 봤다
엄마가, 바로 내 눈 앞에 있는 거다.
나는 너무 기뻐서 엄마를 안았다가 손으로 엄마를 만졌다가
엄마를 내 눈에 다 담으려는 기세로 계속 쳐다봤다.
엄마.
응?
엄마.
왜?
엄마.
하여간 너는 여전히 싱겁구나.
엄마, 어떻게 오셨어요.
--나는 차마 일 년 전에 돌아가셨잖아요, 는 말하지 못했다.
그런데 엄마도 엄마가 돌아가셨었다는 걸 알고 계셨다.
그냥... 우리 딸 보고 싶어서.
엄마가 신문을 펴서 앞에서부터 한 면 한 면 읽으셨다.
나는 여전히 엄마 옆에 꼭 붙어서 엄마를 봤다.
일상이 조용히 흘렀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그냥 이대로 자면 안 될까?
아, 정말 일어나기 싫은 꿈이었는데...
아침은 오고
나는 일어나야만 했다.
그래도... 눈 떴을 때 이전처럼 슬프거나 아프거나 공허하지는 않았다.
이꿈은 소설처럼 한 문장으로 시작되었다.
엄마가 살아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