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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미세한 유리 파편들이 위험하다며 그냥 버리라고 했지만
차마 버릴 수 없어 며칠 그대로 놔뒀다가
주말 오후, 라텍스 장갑을 끼고 유리잔의 잔해들을 조심해서 꺼냈다.
사실 박스 안에서 깨진 거고, 박스 안에 유리잔을 고정시킨 종이가 하나 더 끼워져 있어서 잔해들을 빼내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너무 심하게 박살이 나서 미세한 유리조각들이 많은 것도 문제였다.
라텍스 장갑을 꼈음에도 불구하고, 그 미세한 조각들이 살을 파고 들었다.

조심조심, 조각들을 살폈다.
이 잔이 깨지기 전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떠올려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차마 다 버릴 수 없어
'김연수'의 이름이 있는 조각과
책 제목을 유추할 수 있는 '소설가의 일'과 관련된 조각들도 남겼다.

유리를 어떻게 갈지?
가장자리들을 잘 갈아 조약돌처럼 만들어
이 조각들이라도 가지고 있어야겠다.

어쩌면 이렇게 처참하게 박살난 건지...
생각할 수록 속상하고 가슴 아프다.

 

 

소설가의 일

김연수 저
문학동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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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설가의 유리잔과 더불어 박살난 채 온 양초.
    이것 역시 남편은 그냥 버리라고 핀잔을 했지만, 그냥 버리기엔 너무 속상해서
    얼마 남지 않았던 초를 다 쓸 때까지 기다렸다가
    거기에 옮겨 담았다.
    저 스티커까지 잘 떼서 붙여보려고 했는데,
    그러다가 또 유리조각에 찔려서 포기.
    초가 미끌거리는 성분이라 힘을 주기가 어려

    2015.11.10 12:25 댓글쓰기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