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rray Kimber의 'The Wind And The Sea'라는 작품이다.
캐나다 작가이고, 일러스트레이션을 주로 한다고 한다.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아직까지는) 그렇게 유명한 작가는 아닌 것 같은데, 이 그림은 보자마자 마음을 끌었다.
돛은 한껏 부풀어 있고 파도도 일렁이는데, 여인의 모자며 두 사람의 옷은 움직임이 없는 게 다분히 비현실적이고 말이 안 된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얼굴이 보이지 않는 두 사람은 어쩐지 의연한 표정을 짓고 있을 것 같다.
그러니까 뭐랄까. 이 그림은 삶에 대한 인간의 자세내지는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도도 없이 미지의 곳을 항해하고 있고, 바람이 몹시 분다고 해도,
그 항해에 임하는 자세만은 저랬으면 좋겠다는 바람, 저렇게 의연하게 살고 싶다는 마음,
그래서 이 그림이 와닿았던 것 같다.
이 그림에 대한 그런 나의 해석내지는 바람이 가장 잘 표현된 날, 그림을 사진에 담았다.
크리스탈로 된 작은 등이 있는데,
날이 좋아 햇살이 집안 깊숙이 들어오는 날이면
이렇게 무지개를 집안 가득 만들어 놓곤 한다.
그 무지개의 일부가 이 그림에 닿았던 날,
나는 이것이 남편과 나의, 우리의 삶이길 기도했다.
저런 마음가짐으로
바람과 바다를 임하길.
두려워하기보다는 담대하게,
의연하게 맞서길.
둘이라서, 둘이 함께라서 겁날 것 없길.
돌아 보면 그런 한 해였고, 그런 스무 해였다.
지금껏 그러했듯 앞으로의 우리의 삶도 이와 같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