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새벽, 비 내리는 저녁에 좋은 벗이 오질 않으니 누구와 얘기를 나눌까? 시험 삼아 내 입으로 글을 읽으니, 듣는 것은 나의 귀였다. 내 팔로 글씨를 쓰니, 감상하는 것은 내 눈이었다. 내가 나를 벗으로 삼았거늘, 다시 무슨 원망이 있으랴!
이덕무, <선당귤농소>에서
아침에 일찍 일어나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진다. 혼밥의 시간, 혼술의 시대이다. 눈 소식은 들리는데 찾아올 친구도 없는 오로지 혼자만의 시간이다. 그래도 꿋꿋이 나 자신을 벗삼아 꿋꿋하게 걸어가면 그만이다. 이런 마음을 노래한 이덕무가 눈길을 찾아온 친구처럼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