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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함정

[도서] 수학의 함정

자비네 호젠펠더 저/배지은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이 세상을 구성하고 있는 기본입자가 25개 있다고 한다. 소립자(素粒子)라고도 하는데 극미립자로 여겨지는 광양자, 전자, 양성자, 중성자, 중간자, 중성미자, 양전자 등을 통틀어 이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입자 자체가 아니라 이러한 입자들의 상호작용을 결정하는 원리이다. 이런 원리를 설명하는 사람들이 이론물리학자들이다. 이론물리학자의 한 사람인 저자는 지난 40여 년 간 자신이 몸담은 학계가 이룬 성과를 냉정하고 비판적으로 평가한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이론물리학자들은 수십 년 동안 어떤 새로운 법칙도, 유의미한 예측도 도출하는데 실패했다는 것이다. 

 

그럼 왜 이런 결과가 일어났을까? 이론물리학자들은 대자연을 단순하고 아름답고 우아하고 친절한 수학적 원리로 설명할 수 있다는 맹신에 빠졌다는 것이다. 그런 수학적 원리를 찾아 40년을 달려왔지만 모두 허사가 되었다고 지적한다. 이들이 만든 이론들은 이런 것들이다. 만물이 너무나도 작아서 눈에 보이지 않는 끈으로 이루어져 있고, 아직 발견되지 않은 수십 개의 입자가 있으며, 우리가 사는 우주가 11차원이며, 심지어 우리가 닿을 수 없는 곳에 수없이 많은 다중우주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설들의 공통점은 이 가설들이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진실이 아닐 리 없다’고 믿음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건 과학적으로 뒷받침된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한다. 

 

이처럼 <수학의 함정>은 오늘날의 물리학 연구에 미학적 판단이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 그 실태를 추적한다. 저자는 이론물리학자들의 주장 밑바닥에 깔린 가장 근본적인 믿음을 파헤친다. 그는 수많은 그들의 저서, 강연, 논문, 인터뷰 등을 통해 끝없는 질문을 던지면서 놀랍게도 이론물리학자들의 미학적 기준의 밑바닥에 아무런 논리도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과학자들도 역시 감정과 편향을 가지고 있고 사회에 영향을 받는 존재라는 뜻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미학을 추구하는 이론이 대칭이론이다. 대칭에는 평행이동, 회전, 뒤집기 등이 있다. 물리학자들에게 대칭이란 불필요한 반복을 피하는 구성원리다. 어떤 패턴, 유사성, 질서도 모두 대칭의 수식을 통해 수학적으로 서술할 수 있다. 불필요한 중복이 있어 이를 더 단순화할 수 있으며, 설명을 간단하게 정리할 수 있게 만든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사실 여부보다 이런 아름다움의 미학에 먼저 빠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책이 주는 메시지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물리학자들은 수학이 아니라 수학의 선택에서 실패했다."가 될 것 같다. 물리학에서 수학적 방법을 사용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처럼 복잡한 현상을 간단한 수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면 사실을 이해하기에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조화스럽고 신비로운 모델로 만드려는 인위적 노력은 사실을 왜곡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러한 환상과 편향에 빠져 21세기 이론물리학은 아까운 세월을 허비해 왔다고 비판한다. 전문 분야의 이야기라 구체적 내용에 대한 이해도는 떨어지는 단점이 있지만, 쉽게 쓰려고 노력한 저자 덕분에 이야기 핵심은 그럭저럭 따라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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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초보

    과학서적을 읽어가면서 우리가 아는 것이 얼마나 빈약한지를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저도 요즘 수학과 관련된 책을 한 권 읽고 있습니다..ㅎ

    2021.02.09 04:54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goodchung

      내용은 좀 어렵지만 배우는 재미가 있습니다 .^^

      2021.02.09 06:43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