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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가 옳았다

[도서] 노자가 옳았다

김용옥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이번에는 2주일 동안 도올 김용옥이 해설한 <도덕경>을 조금씩 읽었습니다. 여러 버전으로 읽어보았지만 여전히 어려운 내용입니다. 5천여 글자로 된 비교적 짧은 분량에다가 반복되는 내용도 많지만, 어려운 한자도 많고 철학적 사유가 필요한 내용들이 많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읽곤 합니다. <도덕경>은 읽을 때마다 새로운 것들을 느끼게 하고, 수천년 전에 이러한 세계관을 가진 사람이 있구나 하고 감탄합니다.    

 

도올 김용옥은 500쪽에 달하는 이 책에서 1장을 설명하는데 100쪽 가까운 분량을 할애합니다. 그만큼 노자사상을 구성하고 있는 철학적 기반을 이해하고 읽어야 제대로 된 <도덕경> 읽기가 가능하다는 생각 때문일 것입니다. 그 핵심은 동양철학이 강조하는 '변화'와 서양철학의 핵심이 된 '불변'의 차이라고 생각됩니다. 도덕경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만물이 변하는 존재라는 생각에 기반을 둔 반면, 서양철학은 플라톤의 이데아 이론처럼 시간을 초월해 존재하는 관념적인 불변적 존재를 상정합니다.

 

<도덕경(道德經)> 제1장은 ‘도가도 비상도(道可道 非常道)’로 시작합니다. “도를 도라고 말하면 그 말하여진 도는 상도(常道)가 아니다.”라고 도올은 번역하고 있습니다. 도라는 것이 천지운행의 법칙같은 것인데 이것을 특정해서 정의하려는 순간 그 본질을 전부 설명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다음 문장인 ‘명가명 비상명(名可名 非常名)’도 같은 문맥에서 이해해야 합니다. ‘이름을 이름지우면 그것은 늘 그러한 이름(常名)이 아니다’라는 말입니다. ‘도’나 '명'이나 시간의 흐름속에서 그 의미가 달라지는 그런 존재이기 때문에 불변의 어떤 것을 상정하는 것은 옳지 않고 늘 변화와 지속의 항상성을 가진 존재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동시에 유와 무, 유명과 무명, 유위와 무위, 유욕과 무욕의 관계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도올은 이야기합니다. 이들을 대립적 존재로 이해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대립적 존재라기 보다는 보완적, 상생적 존재라고 파악합니다. 따라서 무의 세계와 유의 세계는 서로 다른 세계가 아니라 하나의 세계의 다른 측면을 이야기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그래서 <도덕경>에는 '무위의 위'와 같은 표현이나 '텅 빔속의 충만함' 같은 일반적 상식과 반대되어 보이는 구절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노자가 <도덕경>을 통해 전하는 사상을 몇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겠습니다. 첫째는 노자는 경쟁이 아닌 '부쟁'(不爭)의 정신을 강조합니다. 노자는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상선약수)'고 말합니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고, 낮은 곳에 가기를 좋아하는 도와 같은 존재로 표현합니다. 그래서 물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칭찬합니다.

 

둘째, 노자의 사상은 인위적 '유위'보다는 의도적인 것들을 줄여나가려는 '무위'를 높게 평가하는 무위의 철학입니다. 채움보다는 비움의 '허'를 중시합니다. 현대의 산업문명은 생산과 소비의 극대화를 강조하는 '유위'의 문명입니다. 노자의 생각과는 상반되는 움직임이지요. 이런 측면에서 노자사상은 현대문명이 반문명적인 것이라고 일침을 가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노자의 <도덕경>은 욕망을 억제하는 무욕을, 소비를 줄이는 검약을, 대자연의 스스로 그러함을 유지시키는 환경론적 접근을 통할 때 비로소 우리의 문제가 치유될 수 있다고 가르칩니다.

 

셋째 노자의 사상은 우주론적 자연관과 사유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자연은 스스로 그러한 존재일뿐, 인위적인 방법으로 만물에게 은혜를 베푸는 존재가 아닙니다. 천지는 생명들이 자라날 터전을 온몸으로 만들어 주지만, 그 속에서 존속하는 일은 오로지 생명 스스로 해야 합니다. 천지불인(天地不仁)의 사상입니다. 노자는 성인(聖人)도 자연처럼 행동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기존의 모든 권위에 대한 존중을 버리라고 합니다. 노자의 세계는 약함이 강함을 이기고, 부드러움이 단단함을 이기며, 어린아이의 순수함이나 통나무의 본성이 존중받는 곳입니다. 

 

이번에 <도덕경>을 읽을 때에는 중요한 구절들을 직접 써 보면서 마음에 드는 장들은 정리해 보기도 하였습니다.  완독에 조금 시간이 더 걸렸지만 익숙해진 구절들이 조금 늘어나고, 도올의 해석을 통해 노자의 세계관과 철학적 배경을 공부하는 기회도 가졌습니다. 역시 고전은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공부하면서 조금씩 이해도가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여러 번 <도덕경>을 찾아 읽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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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초보

    도올의 노자를 완독하셨군요. 수고하셨습니다. 그동안 도올의 도덕경을 해석하는 포스팅을 보면서 노자읽기의 진수는 어떠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저도 그렇게 함 읽어보려구요..ㅎ

    2021.05.25 08:15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goodchung

      동양고전의 전문가로서 여러가지 다른 사상들과 비교해 설명해 주고 있어 이해에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2021.05.25 08:16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