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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의 배신

[도서] 의자의 배신

바이바 크레건리드 저/고현석 역/박한선 해제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한 시간 가까이 활동하지 않았습니다. 걸어보세요. "

요즘 스마트 워치가 내게 보내는 메시지다. 움직이는 시간보다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은 현대인의 일상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일깨워 준다.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에 처음 출현한 이후 우리가 움직이고, 쉬고, 자고, 생각하고, 먹고, 소통하는 방식이 꾸준히 바뀌어 왔는데 이런 변화는 특히 산업혁명 이후 급격히 진행되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우리 몸이 급격한 환경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서 우리는 불안, 우울, 심장질환, 유방암, 대장암, 제2형 당뇨병, 고혈압, 비만, 골다공증, 관절염, 요통 등 인류의 진화 초기에 겪지 않았던 각종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다. 왜 이런 현상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일까? 바뀐 생활방식에 적응하지 못하는 우리의 몸이 문제일까, 아니면 우리의 생활 방식이 문제인 것일까?

 

이 책은 진화와 환경의 불일치가 인간에게 어떤 질병을 안겨 주었는지를 다양한 측면에서 고찰한다. 인류의 5억 년 역사를 5개의 연대로 구분해 각 연대기에 일어난 우리의 몸의 변화를 설명한다. 1부는 5억 년 전부터 3만 년 전까지의 기간인데 이 때 인류는 장기간 보행에 최적화되도록 발을 발달시켜 거주지를 넓히며 활동반경을 키운 시기이다. 2부는 인간이 수렵채집 생활을 끝내고 한 곳에 정착하면서 생긴 신체의 모습을 설명한다. 이 시기에는 줄어든 운동량과 탄수화물 위주의 먹거리로 신장이 줄었고, 뼈는 얇아지고 턱의 모양도 변했다. 도시가 발달함에 따라 결핵 등 인구밀집성 질병은 증가했고, 새로운 바이러스가 만들어질 확률이 높아졌다. 결과적으로 도시의 풍족함으로 굶주림 문제는 해결했으나, 장기적으로 인간의 능력은 점점 더 저하되고 질병에 걸린 가능성은 커진 시기이다.

3부는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인류의 생활 방식과 환경이 완전히 바뀐 18세기부터 20세기 초기까지를 다룬다. 이 때부터 인간은 인위적으로 '운동'을 하게 된다.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 있게 되면서 움직임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성실한 노동자를 양성하기 위해 국가단위의 교육제도가 도입되고, 이로 인해 인류가 부자연스런 자세로 대부분을 보내면서 골격이 비틀어지게 만드는데 일조한다. 4부는 사무노동을 담당하는 화이트칼라의 시대인 20세기초부터 현재까지를 다룬다. 앉아서 생활하는 것이 일상이 된 시기인데 그 결과 우리의 몸은 질병을 유발하는 위험에 지속적으로 노출된다. 또한 사무실 환경은 각종 알레르기에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하도록 면역 체계를 무력하게 만들기도 하였다고 지적한다. 5부에서는 미래를 전망하고 변화를 촉구한다. 저자는 '발'에서 시작한 이야기를 ‘손’에서 마무리한다. 디지털 기기는 점점 손을 쓰지 않아도 되는 방향으로 첨단화되고 있지만, 과거에 그랬듯이 더 자유로워진 손을 다른 미래를 열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말한다. 

 


확실히 질병는 고정된 자세와 관련이 있다. 좋은 자세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아마도 움직이는 자세일 것이다. 좋은 자세를 확실하게 묘사하는 이미지나 그림이 없는 이유는 그 자세가 고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세는 각도, 벡터, 몸무게 분산 정도, 기울기, 회전, 수축과 팽창의 미세한 변화 등의 집합이다. (253쪽)


 

인류가 살아온 가장 긴 시간은 수렵채취로 연명했던 석기시대이다. 사냥꾼으로서의 자질이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이를 가능하게 해준 여러 요소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발의 감각 및 능력과 밀접하게 관련된 볼기근이었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걷기와 달리는데 필요한 추진력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인류는 점점 현대로 올수록 걷는 역할을 등한시해 왔고 이는 결국 뼈의 밀도를 약하게 만들었고, 결국 건강을 악화시키는 근본원인이 되었다는 점을 우리에게 들려준다. 또한 농경생활로 인한 식생활의 변화와 동물의 가축화가 인류의 질병을 키우는 요인이었음을 설명한다.  

 

여러 질병 이야기 중에 인류 건강을 위협하는 시작점에 편리함과 쾌적함의 상징인 '의자'가 있었다는 지적이 가슴에 와 닿는다. 의자가 있기 이전에 인류는 쪼그려 앉아 쉬었다. 하지만 의자를 사용하면서부터 인류의 몸은 뒤틀리기 시작하고 다양한 질병을 가져오는 계기가 되었다. 따라서 인간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자세, ‘앉아 있기’를 피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몇몇 심각한 질병도 산책이나 햇볕을 쐬면서 가벼운 운동을 함으로써 치료되고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지금은 내 스마트 워치가 나에게 알려준다.

 


<의자로 인한 인류세 인간들의 뒤틀어진 몸>

1. 미국인 중 1.5억명 이상이 평발이다.

2. 한국인 7명중 1명이 요통으로 고생하고 있다.

3. 오염된 공기로 인해 여덟시간에 한 사람이 사망한다.

4. 지난 200년 동안 우리의 평균키가 12cm 더 커졌다.

5. 지난 40년 동안 우리의 발 크기는 두 배 커졌다.


 

우리 인간의 어리석은 행동양식을 역사적, 인류학적으로 접근한 대작이다. 인간의 몸은 구석기 시대에 맞게 만들어졌고, 현대사회는 원시적 상황에서 만들어진 몸이 적응하기에 알맞지 않다. 그렇다면 거꾸로 우리의 몸이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환경과 생활습관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보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너무 의자에만 붙어있지 말고 가끔씩 일어나 원시인들처럼 자주 걷고 기지개도 켜고 달리는 등 다양한 운동도 해 보자. 물론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지만 환경과 몸의 부조화의 간격을 조금이라도 좁혀 주는데에는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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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cOcOgOOn

    좋은 책인 것 같아요.......'의자'의 부재가 어쩌면 건강일 수도 있다는 생각......읽어보고 싶네요!

    2021.09.01 13:30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goodchung

      예. 우리 몸에 비해 너무 불균형이 심한 부문을 의도적으로 맞추는 노력을 하자는 것인데 현대인의 건강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걷기를 이야기하고 있네요. ^^

      2021.09.01 14:19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