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에 사전이라는 말이 보인다. 하지만 모든 용어의 개념을 포괄하고 있는 일반사전은 아니다. 우리가 많이 사용하고 있는 개념어를 쉽게 풀이하려고 노력한 사전이다. 대부분 철학과 역사와 관련된 용어를 담고 있다. 마녀사냥, 가상현실, 구조주의, 자본주의, 제국주의, 제3의 물결, 미네르바의 부엉이, 진화론, 호모 루덴스 ... 인문학적 관련 개념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그리 쉽게 다가오지만은 않는 개념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저자는 각 개념어의 역사적 탄생배경과 핵심내용을 주로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자본주의라는 개념에는 자본주의가 형성되고 발전하고 변형되어 온 과정과 경제제도로서 가지는 여러 가지 특성들을 포함하고 있다. 이런 개념어의 설명 과정에 저자의 주관적 생각이 강하게 들어가 있다. 때문에 일반사전과 같은 정설적인 개념설명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시안적 설명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 같다.
이 책을 보면 저자는 다방면에 걸친 다양한 내용을 숙지하고 있는 팔방미인처럼 느껴진다. 세계역사와 철학, 과학과 시사에 관한 다양한 내용들을 좀 더 쉽게 일반인들에게 전달해 보려는 욕심도 들여다 보인다. 따라서 책을 읽으면서 독자는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부수적 효과를 억을 수 있다. 평소에 많이 쓰고 있는 말들이지만 그 내용을 우리가 얼마나 피상적으로 이해하고 있었는지를 반성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사전의 형식이라 소개된 각 개념들이 특별히 연관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순서대로 읽거나 알고 싶은 개념만을 선택적으로 읽어도 무방하다. 학창시절에 영한사전을 통채로 외워버린다며 읽고 암기한 후 각 장을 찢어 버리는 호기를 부린 친구가 생각난다. 어떤 사전이든 자신이 알고 싶은 부분을 들쳐보고 이해도를 높이가만 하면 충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