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길을 가다가 뒤를 돌아보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이는 나의 고질적인 불안으로부터 만들어진 습관인데, 뭔가 흘리지는 않을까 살피기 위해 뒤를 돌아보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나는 종종 가방 안의 물건들이 다 잘 있는지, 특히 지갑 속에 카드 등이 빠지지는 않았는지 자주 들여다본다.
습관은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행동이라기보다,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나타내는 행동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나온 이유이다. 자유 의지를 뛰어넘은 행동은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등장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들이 참 많았던 것 같다. 좋은 습관이 좋은 인생을 만든다는 뉘앙스였다.
그럼 이쯤에서 궁금해진다. 정말 성공한 사람들은 좋은 습관을 가지고 있을까? 책 <데일리 해빗>은 세계적인 유명인들 100명의 100가지 습관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만인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지금의 자리를 만든 그들의 습관은 과연 무엇일까?
하루의 2%를 10년, 20년 후를 위해 사용하다
- 이토카와 히데오: 일본 로켓 개발의 아버지
일본 항공우주 산업의 거목, 이토카와 히데오는 자신이 세운 '98+2' 방식에 따라 하루 시간의 2%를 10년 또는 20년 후를 위해 사용하는 삶을 살았다고 한다. 이는 매일의 98%는 자신의 본업에 헌신하는 반면, 나머지 2%는 자신이 미래에 달성하고 싶은 꿈을 위해 사용하는 루틴을 말한다. 2%라는 비중은 일상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먹고 자고 싸고 씻는 시간을 제외하면 굉장히 미비한 수준이다. 하지만 티끌도 모아야 태산이 되는 법! 매일 꾸준히, 시간을 확보하여 인생의 목표를 위해 사용한다면, 그는 분명 큰 변화와 차이를 이끌어낼 것이라 생각한다. 어쩌면 매일 1개의 포스팅을 블로그에 올리는 행위도 여기에 포함될 것이다. 지금 당장은 단순히 나 한 사람의 기록에 불과하지만, 이것이 차곡차곡 쌓여 나의 포트폴리오가 된다면, 10년 후의 나는 또 다른 기회를 마주하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대화의 끝에 상대방의 이름을 말한다
- 데일 카네기: <데일 카네기 인간 관계론>을 쓴 미국의 유명 작가 겸 평론가
대화의 끝에 상대방의 이름을 말하는 것. 이것의 힘을 나는 직접 경험해 본 적이 있다. 대학 때, 같은 과 동기 오빠 중 살짝 날티가 나는 오빠가 있었다. 예쁘장한 얼굴에 클럽을 좋아하던 오빠는 나에겐 그저 재미있는 사람, 노는 걸 좋아하는 사람일 뿐이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기회가 닿아 함께 점심을 먹게 되었는데, 말끝마다 내 이름을 부르며 굉장히 스윗하게 대화를 이어가는 게 아닌가? '어제는 뭐 했어, Ria야?' '요즘 수업은 어때, Ria야?' 이런 식으로 말이다. 나는 순간 당황해서 말을 살짝 더듬었던 것 같다. '이 오빠가 이렇게나 다정한 사람이었나?' 싶었기 때문이다. 그의 다정함 덕분에 어색하진 않을까 걱정했던 우리의 대화는 부드럽게 흘러갔고 즐거운 점심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때부터 나는 누군가에게 잘 보이고 싶다면,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다면 문장 끝에 이름을 넣으라고 말하곤 한다. 내 경험에 비추어 보았을 때, 100% 먹히는 꿀팁이라고 자신하면서! 그런데 이것이 실제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한다는 문장을 보니 강력한 지지를 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여러분도 한 번 시도해 보시길. 진정 효과 100% 전략이다.
책 <데일리 해빗>에는 위 2가지 습관을 비롯하여, '일단 가능하다고 말한 뒤 방법을 생각한다' '매일 만나는 사람에게 미소를 건네다' 등 100여 가지의 인상적인 습관들이 수록되어 있다. 아마 각자에게 받아들여지는 농도나 깊이는 다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나에게 인상적인 습관이 누군가에게는 너무 뻔하거나 당연하거나, 혹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지도 모른다. 다만 100여 가지이니까, 그중 한두 개는 내가 경험해 봤다거나 공감할 수 있는 습관들, 혹은 배우거나 습득하고 싶은 습관들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만 본 책이 일본 서적을 번역한 것이다 보니, 다소 일본 문화와 일본 유명인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는 부분이 있어 이 부분은 염두에 두고 책을 읽기 바란다. 전형적인 일본식 자기 계발서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책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전형적인 일본식 자기 계발서가 모르겠다면, 책 <데일리 해빗>을 통해 직접 느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게 좀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 있어서 직접 읽어 보고 내 성향과 잘 맞는지를 판단해 보면, 이후 책을 고르는 과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