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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콜리 펀치

[도서] 브로콜리 펀치

이유리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이유리 소설집 "브로콜리 펀치"

또한 다 읽고 나니 문학의 기능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문학은 무엇을 할 수 있거나 없고, 해야 하거나 할 필요가 없는지. 그리고 단편집을 쥘 때 내가 무엇을 기대하는가에 대해서. 그만큼 의외성이 있었고 감수성의 확장이라는 역할을 했다. 상상력이 기발하다는 말로는 충분하지 않고, 기존의 한국 소설과는 현실과의 접촉 방식과 접촉면이 다르다고 느꼈다. 그래서 동화나 우화 같은 다른 장르가 떠올랐던 것 같다.

한편 환상을 위한 환상일 뿐, 현실을 관통하지 않는다고 느껴지는 대목들이 더러 눈에 띄었는데 '그럼 또 어떠냐' 라고 생각하면 '안 될 것도 없지' 라는 생각이 들지만 나는 그 이상 혹은 그 외의 것을 원하는 모양이다.

표제작인 "브로콜리펀치"와 "왜가리클럽"이 좋았다.

<브러콜리펀치>
착취적인 시스템의 일부가 되어 소진된 채로 스스로 멈추지 못하는 인간들은 (돌이킬 수 없이 망가지지 않는 선에서) 몸에 탈이 나는 것을 은근히 반긴다. 혹은 은밀히 기다린다. 딱 팔이 브로콜리가 됐다가 돌아오는 정도.

<왜가리클럽>
실패하는 이유는 무수히 많거나 없을 수 있고 운도 무시 못한다. 하지만 그것들의 비율은 따지기 어렵고 영영 알 수 없다. 곱씹기를 그치고, 좌절을 받아들이고 슬퍼하는 게 중요한데, 혼자 슬퍼하다가 자칫 설움이나 한으로 맺히기도 한다. 달래줄 사람들 앞에서 우는 게 중요하다. 폐업하고 남은 국거리와 반찬재료를 나눠주는 것이 참 산뜻하고 살뜰한 청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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