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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를 그때 읽었더라면

[도서] 이 시를 그때 읽었더라면

안도현 편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이 시를 그때 읽었더라면 지금보다 덜 설렜고, 지금보다 덜 아팠을 것이다.

이 시를 지금 읽게되어서 지금, 나는 매우 설레고, 지금, 나는 매우 아프다.

 

안도현 시인이 엮은 65편의 시 모두를 가만히 외우고 싶고 베끼고 싶지는 않았다.

어떤 말을 하는지 쉽게 다가오지 않는 시도 있었다. 그러나 그런 시는 되새기며 읽는 맛이 있지 않은가.

단번에 내 마음을 울컥하게 만드는 시도 있었다. 그래서 읽고 또 읽었다

한 행 한 행, 한 단어 한 단어가 내게 말을 했다. 아프라고, 설레라고, 그리고 또 아프고 설레라고.

 

 

마침표가 없는, 이 한 행이자 한 연이 나를, 소년으로 만들었다.

외투를 벗어 주지 않던 남편에게 왜 외투를 벗어 주지 않냐며 투덜거리던 내 모습이,

혹, 그 외투 속으로 나를 이끌려 했던 것은 아닌가, 싶은 남편의 마음이,

이제야 눈 앞에 그려지며 피식 웃을 수 있었다.

 

p70

소년에게, 박성우

 

     소년이여, 작은 창 열고 나와 소녀에게 목도리를 둘러주어라 여름부터 와 있었을 소녀에게 스웨터를 내주어라 행여라도 털 장갑은 내주지 마라 소녀를 자전거 뒤에 태워 그대 점퍼 주머니에 손을 넣게 하라. 

 

이 책은 왼쪽에는 작품, 오른쪽에는 안도현 시인의 감상이 적혀있다.

작품을 먼저 읽고, 내 마음을 느낀 후, 안도현 시인의 감상을 읽는 재미가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자신의 감상이 맞는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주저되어 시 읽기를 꺼려하는 독자에게

당신의 감상이 충분히 잘 흘러가고 있다고 혹은, 이렇게 읽는 건 어떻냐고 말해 주는 것 같았다.

 

 

 

p77

    나도 병이 들었다. 아마 그 병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부대끼면서 얻은 병일 것이다. 가만히 있다는 건 침묵과 절제로 시간을 보낸다는 말이다. 서두르지 말고, 더 얻으려고 하지 말고, 목소리 높이지 말고, 제발 좀 가만히 있자. 가만히 사랑하고, 가만히 웃자.

 

 

이 시를 읽으며, 나는 아팠다.

내가 아픈데, 가만히 웅크리지 않고, 내 상처를 내가 핥지 않은 나를 보게 되었다. 그래서 더 아팠다.

누군가 나의 아픔을 대신 치유해 주기를 바랐다. 그럴 수록 나의 치유 능력을 잃게 되는 것을...

 

나는 병든 짐승, 짐승의 섭리를 배워야 한다.

 

삽입된 신철 화가님의 작품이 이 책을 더 따뜻하게 만든다.

그림과 색으로 이 책의 촉감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올 봄이 가기 전, 안도현 시인이 정성스레 엮은 65편의 시를 읽어 보는 것은 어떨까?

싸늘한 겨울이 지나가는 것을, 따뜻한 봄이 다가오는 것을 문자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http://blog.yes24.com/blog/blogMain.aspx?blogid=review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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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서천

    저도 이 책을 읽고 리뷰를 썼는데... 비슷한 느낌도 있고, 다른 느낌도 있네요. 리뷰 잘 보고 갑니다.

    2019.03.29 23:52 댓글쓰기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