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잘 이해하려면 그 시의 시인이 어떤 환경에서 자랐고, 시인이 살았던 시대와 개인적인 사건, 그 시를 쓸 당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 지 알아야하기에
이 책을 쓰셨다는 신경림 시인
신경림 시집은
아버지의 책장에 아주 예전부터 꽂혀있었지만 나는 몇 편읽다 말았었고
이 책 또한 그 책장 속에 있었지만
표지와 제목이 내 마음에 영 들지 않아 한 장 읽어볼 생각도 않던 책이었다.
왜 아버지의 취향과 같아지기를 거부하는 마음이 있는 지는 모르겠다.
마치 그 세대의 감성을 이해하게되면 빼도 박도 못하게 '나이든 사람'이
되어버릴 것 같아서 은근히 도망치고 있는 것일지도
여튼
출간된 지 오래된 이 책을 가방에 넣고 다니며 며칠간 그 시대를 산 시인들의
에피소드에 빠져들고 그들의 '아름다운' 시 구에 취해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시'를 향한 흠모를 다시 키우게 되었음을
나 자신에게 고백한다.
왜 그렇게 다들 치열하고 순수하게, 그리고 힘들게 살다 가셨는지
...
시인의 일생은 꼭 그래야만 하는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을 통해
다시금 알게된
김종삼 - 내용 없는 아름다움
백석 - 눈을 맞고 선 굳고 정한 갈매나무
신석정 - 목가적인 참여시인
새삼 다시 시를 읽고 싶게 만드는
'시'입문서 같은 책이다.
책을 읽다가 '노트'하는 일은 쓸 데 없는 일이라 생각했었는데
손으로 베껴 쓰고 싶은 시들이
참으로 많았던..
표지는 끝내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 속내는
너무나 마음에 들어 내 책장 번듯한 한 곳에 반짝반짝 자리를 차지한 책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