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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빠른 고전 읽기

[도서] 세상에서 가장 빠른 고전 읽기

보도사 편집부 저/김소영 역/후쿠다 가즈야 감수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이 책은 사실 평소의 나라면 어지간해서는 손에 집지 않았을 책이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고전 읽기' 라니...

 

그 이유로는 크게 두가지 마음인 것 같은데,

 

1. 원문이 요약된 것을 싫어한다.

2. '독서'의 영역에서만큼은 효율성을 추구하고 싶지 않다.

 

속마음을 정리해보면 아마 이렇지 않을까 싶다.

 

일단 나는 평소에 책을 읽을 때 어느정도 어려움을 겪는 것을 좋아한다. 왜냐하면 독서도 일종의 근력운동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말인 즉슨, 쉽게 읽히고 한번만 읽어도 모든 내용이 이해되는 책은 읽을 당시에는 명쾌하고 좋을지 몰라도, 그만큼 망각의 속도도 빨랐다. 이것이 내가 독서를 하며 경험한 한계체감의 법칙이다.

 

반면에 어렵게 읽히는 책이 있다. 읽을 당시에는 머리가 깨질 것 같고, 작가가 미워진다. 독자가 쉽게 읽을 수 있는 글이 좋은 글이라고 유시민 작가가 말했던 것 같은데, 이 작가가 글을 못쓰는 것이라고 애써 자기위로를 하지만 분한 마음이 드는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한 문장을 두 번, 세 번 곱씹어본다. 그래도 이해가 가지 않는 내용이 있고, 어렴풋이 감이 잡히는 부분도 있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책장을 넘겨나간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마지막 장이 보인다. 전체적인 이해도를 굳이 따지자면 50~70% 정도인 것 같아도 하나의 산을 오른 것 같은 성취감이 느껴진다. 그렇게 나의 독서근육이 성장함을 느끼며, 굳이 표현하자면 Reading's high를 느끼는 것 같다.

 

그래서 사실 이 책을 펴기 전에도 고민을 많이 했다. 혹여 이 책에 대해서 실망함으로써 고전에 대한 거부감만 더 생기는건 아닐까? 하고.

 

어쨌든 소감을 말하자면, 결과적으로 나는 이 책을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릇 어떤 책이든 쓰임새가 있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고 분류하자면, 이 책은 좋은 고전 입문서라고 생각한다.

 

이제 책에 대해 잠시 소개를 해보자. 그야말로 정직한 제목에 정직한 내용이라고 할 수 있겠다. 두시간동안 120개의 고전을 정리할 수 있다고 하는데 정말 두시간 안으로 완독을 했다. 사실 '정리'라는 말은 조금 오버에 가깝다고 보고 '인식'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최근들어 책의 프롤로그를 유심히 읽는 버릇이 생겼다. 책을 읽기 전 좋은 감정을 갖게 해주는 글이 있고, 영 본문으로 들어가기 싫어지는 글도 있다. 이 책의 서문은 전자에 속한다. 살짝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고전을 읽는 것에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바로 고전을 읽으면서 자신을 복잡한 현실로붙 떼어놓을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스스로 생각한다고 믿고 있지만, 대부분은 유행하는 것들을 비판없이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며 살아간다. 유행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뉴스 등을 통해 시대의 분위기에 흠뻑 빠지고, 이미 굳은 이미지에 의존해 살아가는게 현실이다.

 

고전 중에서도 가치를 인정받고 대대로 읽혀온 명작에는 시대가 지나도 변함없이 굳건한 인간과 사회에 대한 진실이 적혀있다. 고전을 접함으로써 우리는 현실로부터 한 발짝 떨어져 현대사회 전체를 관찰하는 눈을 기를 수 있다.

 

몇년전 인문학 열풍과 함께 불어온 고전 읽기는, 요즘에도 여러 독서모임에서 꽤 핫한 테마다. 특히 혼자 읽기 어렵다보니 다들 스터디를 하면서 같이 읽어나가는 것이 유행이 된 듯하다. 다들 고전은 읽고 싶지만, 읽기 힘든 작품이라는 생각이 있어서가 아닐까? 무엇보다 고전을 왜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스스로 명확한 이유를 찾기 어려운 것도 클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의 서문을 읽고나서, 고전 읽기에 대한 당위성이 생기고 독서욕구가 끓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시대를 초월한 고전의 가치는, 우리에게 자신만의 가치관을 형성하는 힘을 준다. SNS의 범람으로 개인성을 유지하기 어려워진 지금, 고전읽기는 우리에게 개인으로 존재하기 위한 든든한 받침대가 아닐까?

 

다시 책의 본문으로 돌아와 보자. 책은 크게 4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Chapter1. 세계고전문학

Chapter2. 세계 근현대 문학

Chapter3. 정치경제, 비즈니스

Chapter4. 역사, 철학

 

사실 내용을 보면 다들 한 번쯤은 들어본 제목들이다. 신곡, 햄릿, 파우스트, 전쟁과 평화, 이방인, 군주론, 자본론, 형이상학, 사기,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등..

 

재미있는 것은 Chapter3 에서는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스펜서 존슨의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등 고전이라 부르기엔 다소 민망한 책들도 들어가 있다는 점이다.

 

이는 누군가에게는 신선한 구성일 수도 있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다소 가볍게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성공학이나 경영에 관심이 많은 나에게는 전자에 가까웠지만, 구매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본 내용으로 들어와 보자. 첨부된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내용은 정말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그림 한장과 책의 내용 요약 및 배경지식이 많아야 두 면을 차지하며 한 쪽만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니 이 책으로 고전을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내가 어떤 고전을 읽을 지 선택할 때 굉장히 유용할 것 같다고 말한 것이다. 수많은 고전 중에서 무엇을 선택하여 읽을 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을 통해 특정 작품이 어떤 내용을 말하고 있으며 작가의 의도가 무엇인지 파악한뒤에 결정한다면 후회할 일이 줄어들 것 같은 느낌?

 

책의 마지막에 가면, 서양미술사에 대해 짧게 정리한 부록이 첨부되어 있다. 고전을 읽다보면 어쩔 수 없이 교양에 대한 목마름으로 서양미술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게 되는데, 미술에 문외한인 나에게는 작품을 하염없이 쳐다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도대체 어디에서부터 접근해야 할 지 몰라 고민이 많았는데, 이 짧은 부록을 통해 서양미술사의 흐름을 대략적으로 나마 파악할 수 있었고, 앞으로 어느 전시회에 가야 내가 흥미롭게 관람 할 수 있을지 결정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이 책을 통해서 120개의 고전을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책을 구매하기 전에 용도를 분명히 알아야 후회가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고전을 어떻게 접근해야 할 지 모르는 사람, 어떤 고전을 읽어야 할 지 모르는 사람들이 읽는다면 효용이 꽤 클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같은 경우, 어릴적 동화로만 치부했던 걸리버 여행기를 이 책을 보고 다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이 서평을 읽으시는 분들도 나와 같은 경험을 하기를 바라면서 마무리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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