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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파괴되지 않아

[도서] 나는 파괴되지 않아

박하령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박하령 작가님의 신작 『나는 파괴되지 않아』

우리 사회가 저지르는 아픔, 고통을 직면하게 만드는 이야기로 함께 살아가는 공감과 연대를 말하는 박하령 작가님은 이번 신작에서도 보호받아야 하는 십 대에게 가해지는 폭력과 위협을 독백 형식으로 털어놓고 어른인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진정으로 피해자의 아픔을 들여다보았는지? 그 고통을 피해자의 탓으로 치부하거나 치유하는 것을 피해자의 몫으로 사회의 몫으로만 돌리고 있는지?

 

나는 파괴되지 않아/박하령 지음/책폴

 

주인공 나연은 자존감이 낮아 관계 맺는 게 서툴다.

누가 자신을 바라보면 얼굴이 붉어진다. 사실 얼굴뿐만 아니라 존재 자체가 물들어 버린다. 손이 차갑고 끈적거리기 시작하면서 마음에 과부하가 걸린다. 얼굴 빨개지는 게 싫어서 앞에 나서자 않게 되고, 앞에 나서지 않다 보니 더더욱 고립되는 식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악순환.

 

나연은

집에서는 부모의 폭력과 가스라이팅을 당한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안정감을 느끼기는커녕 부모가 가하는 감정 배출과 폭력에 휘둘린다.

학교에서는 친구들에게 투명인간 취급을 받고 왕따를 당하는 등 괴롭힘을 당한다.

속한 모든 곳에서 기댈 곳 없이 혼자이면서도 오롯이 혼자일 수 없는 그 가여운 아이는 타인에게 휘둘리면서도 자신 안의 그들을 벗어나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알지 못해 혼자 삭히려 한다.

 


 

나연은 부끄럼증을 기질이라 생각하고 힘들어했는데 중2 때 담임 선생님께서 일종의 학습에 의해 얻어진, 세팅된 결과일 뿐이니 연이 스스로 프로그램을 다시 세팅하면 된다는 말을 해주신다. '그냥 잘못되어 있을 뿐'

그리고 '자뻑' 일종의 자기 기만인 '워비곤 호수 효과'라는 긍정의 착각을 하는데 연이는 그게 없어서 가혹한 현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없다며 '자기기만의 쿠션'으로 자신을 감싸주라고 격려해 주셨다.

 

충분히 힘겨운데 나연에게 더 끔찍한 일이 벌어진다. 나연의 집안 사정, 학교 사정을 듣고 자신의 경험담까지 털어놓으면서 공감해 주고 위로해 주던 사촌 오빠에게 그루밍 성폭행을 당하게 된다.

 

그루밍, 이미 호감과 신뢰를 형성한 후 친밀한 관계가 되었을 때 성폭행을 당했기에 피해자들은 자신이 폭력을, 학대를 당했다는 것을 모른다. 더 나아가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성폭행 시 적극적으로 거부하지 않았기에 동의한 것처럼 여겨지는 것도 심각한 문제라고 한다. 보통 어린이나 청소년인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일어나는 범죄이기에 더 많은 부분들을 고려해서 수사하고 처벌해야 하는데 아직은 갈 길이 멀고도 험하다. 수사기관, 제3자들에 의한 2차가 해 또한 심각하다.

성범죄 특히 그루밍 성범죄는 미성년자 피해자에게 비난의 칼날을 돌리거나 범죄의 원인을 찾는 것이 아니라 가해자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폭력의 아픔과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결코 자신의 탓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어른이 나서야 할 몫임을 가장 흔들리고 주저했지만 절실한 목소리로 단단하게 말해주고 있다.

 


 

나연 주위에도 분명히 관심을 보이고 곁을 내어주는 이들이 있었지만 이 또한 가까운 이들에 의해 부정되는 게 안타깝다. 나연뿐만 아니라 학교 밖 아이 시아의 이야기까지 상상하기조차 싫지만 분명한 현실이다. 부정하거나 외면하지 말고 피해자들이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 있고 보호받을 수 있는 안전한 사회, 세상을 만들어가야 하는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 나연이의 이 멋진 미소를 지켜줄 수 있는 힘이 우리에게 있다고 믿고 싶다. 

 


 

어른들이 보여주는 작태에 울분을 토하고 부끄러움을 느끼면서 나연의 독백을 읽었다.

자신의 잘못이 아닌데도 벗어나기 힘든 부모의 협박, 친구의 따돌림, 친척의 위협에 '나는 파괴되지 않아' 굳은 결심으로 자신을 지키는 파수꾼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나연의 손을 잡아주고 이끌어준 주홍 샘 같은 분들이 더 많아지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자식의 아픔마저 외면하고 등을 돌리는 부모에게 묻고 싶다. "도대체 왜 그렇게 잔인한 것입니까?"

 

"지금 내가 이렇게 되었다고 전에 있었던 그 일이 내게 아무것도 아닌 일은 아니야.

......

그러니까 난 달라질 수 있어."

 

아이들에게 일어난 일이 그들의 잘못은 아니지만 그 일을 끝낼 수 있는 용기는 피해자인 아이들이 내야 한다는 사실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그 누구도 겪지 않아야 할 일들을 벗어나기 위해 싸움을 벌어야 하는 아이들이 힘겹지 않도록 그들이 털어놓은 진실에 귀 기울여주고 손잡아 주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마땅히 해야할 일일 것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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