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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9년 은일당 사건 기록 2

[도서] 1929년 은일당 사건 기록 2

무경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 호랑이덫 

 

1929년 은일당 사건 기록 2/무경 장편소설/부크크

 

 

『1929년 은일당 사건 기록 2』가 출간되었다. 봄에 찾아온 시리즈 첫 번째 책과는 또 다른 맛으로 무더운 여름을 사로잡았다. '호랑이'라는 뭇 짐승의 왕을 도시 경성으로 소환하여 섬뜩한 공포를 선사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날카로운 이빨의 동물 보다 더 잔인하고 무서운 존재를 마주하게 된다. 그 서늘하고 오싹한 어둠은 우리 민족의 비극과 맞닿아 있어 더 통탄스럽다. 푸르른 녹음 속 은일당은 멋스럽기 그지없어 더 슬프고 아프게 다가왔다.

 

 

지금까지 한 번도 느낀 적이 없는 감각. 온몸이 저릿하다.

살아 있는 것의 숨통을 끊는 것에서 오는 전율일까.

이걸로 나는 '사냥꾼'이 된 것이다. 이야기로만 들어온, 동경해오던 '사냥꾼'이.

- 사냥꾼 中

 

 

 

1929년 6월 17일, 에드가 알라 오는 한 통의 편지를 받는다. 모던에 뜻이 잘 맞는 친구 세르게이 홍이 보낸 편지였다. 갑자기 만나자는 약속이 반가운 것은 러시아로 여행 가서 이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친구의 안부가 궁금해서이다. 서둘러 외출하려던 에드가 오를 하숙집 은일당 딸 선화가 만류한다. 남산에 호랑이가 나타나 인근을 순사들이 지키고 있으니 조심하라고 일러주었다. 역시 에드가 오! 선화 몰래 창문을 넘어 외출을 감행하여 이번에도 사건에 휘말리고야 만다.

 

 

어쩌면, 나도 모르게 삶과 죽음 사이에서

줄타기하고 있던 건지도 모르지.

 

 

 

에드가 알란 오도 반가웠지만 역시 선화와 연주 그리고. 계월(옥련)을 다시 만나니 기뻤다. 여전한 그녀들의 모습에 안도하고 반가웠다. 이번 사건 기록에서도 허당 에드가 오를 도와 사건의 전말을 파악하고 해결하는 데 이들의 공이 크다.

선화와 연주의 얽혀있는 과거에 조금씩 다가가는 재미도 시리즈 정주행을 부르는 이유다. 퍼즐을 맞추듯 모양을 비교하여 적절한 위치에 배치해 본그림을 완성해가는 설렘과 긴장을 즐기게 된다. 이번 편에서 드디어 에드가 오를 중심으로 다시 이어진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되었으니 다음 책에서는 그들만의 이야기가 좀 더 밝혀지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주고엔 고짓센.

이번 이야기는 1923년 관동대지진을 기저에 깔고 있다. 에드가 오가 일본 유학 시절에 겪었던 끔찍하고 애통한 기억의 연장선상에 있다. 관동대지진은 일본 열도에 큰 피해를 가져온 자연재해이지만 이로 인해 일본에 거주하던 우리 조선인들에게 자행된 일련의 사건들은 어떤 이유로도 이해할 수 없는 잔학무도한 범죄 행위다. 나라를 잃은 민족이라는 게 이리도 가혹하고 비통한 오늘을 감당해야 할 줄 그 누가 알았을까.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1929년 은일당 사건 기록 2』 호랑이덫을 짜임새 있게 구성한 작가의 저력은 놀랍다. 잊지 말아야 할 역사적 비극을 되새기게 하는, 가슴 아픈 서사지만 유머를 잃지 않는 멋진 글이었다. 탄탄한 내공의 글 솜씨로 독자를 휘어잡는 소설이다. 

 

 

친구 세르게이 홍을 둘러싼 덫을, 의혹을 걷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에드가 오를 보면서 허당기가 충만하지만 의리 넘치는, 따뜻하고 다정한 심성에 폭 빠져들었다. 의복에 진심인 모습에 놀라고, 친구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나서는 용기 있는 모습에 설레고, 아픔으로 상처 입은 영혼의 모습에 애잔해졌다. 다음 편에서는 어떤 매력을 선보일지 내심 기대된다.

 

 

이상한 일은 이상해야 할 이유가 있기에 이상해 보인다. 선화의 말처럼 이번 사건은 간휼한 속임수가, 덫이 쳐 있었기에 딱! 풀리지 않고, 흐릿한 안갯속을 헤매는 듯했다. 에드가 오에게 벌어진 이상한 일은 선화에게 감사한 일이었으니 이상하다고 해서 다 나쁜 건 아니다. 이상해야 할 이유가 큰 파도처럼 덮쳐 씁쓸함에 가라앉고 싶지만, 또다시 힘차게 걸어가는, 밝게 웃는 선화와 에드가 오를 보면서 다음 이야기를 기다려본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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