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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안다

[eBook] 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안다

모타니 고스케,NHK히로시마 취재팀 공저/김영주 역

내용 평점 2점

구성 평점 3점

이 책은 NHK히로시마 취재팀의 기자들이 쓴 기사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사실 이 말에 자신이 없다. 확인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책의 각 장의 마지막에 쓴 저자명을 보면 이노우에 교스케, 야쿠 야스히로 등이 주로 썼다. 중간과 마지막에 정리를 한 사람이 책소개에 저자로 나온 모타니 고스케이다. 책소개가 정확하지 않다는 말이다. 이 내용을 먼저 이야기한 이유는 잠시 후에 이야기하자.

제목이 좋다. ‘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안다’. 숲과 혹은 숲에서 살며 자본주의를 포용하겠다는 말이다. 기자들이 공통으로 말하는 것이 있다. 2008년의 금융위기, 동일본 대지진(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이다. 이런 위기 의식을 바탕으로 돈(자본)의 자기 증식에 혈안이 된 머니자본주의의 문제점, 원전을 대체할 다른 에너지원에 대한 고민. 이와 함께 과소 지역(인구가 급격히 줄어 지역민들이 삶의 기반이 무너져가는 곳) 문제 해결 등이 기자들이 주장하는 것이다.

저자는 머니자본주의와 대등하게 산촌자본주의를 실현하는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한다. 과소 지역에서 목재를 가공하며 나오는 부산물인 톱밥으로 펠릿을 만들 수 있고, 이를 이용해 친환경 스토브, 지역 전기 생산 등을 할 수 있다.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다. 또한 과소 지역에 버려진 농지, 주택 등을 활용해 지역민의 부가 소득을 더 올릴 수 있으며, 주민들의 공동체에 인간적이 정을 더 느끼도록 해줄 수도 있다. 주로 버려진 것들을 활용하기 때문에 생산 비용이 거의 들지 않고, 효율성도 매우 좋다. 또한 자본 중심이 아닌 인간 중심의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책의 내용은 대체로 좋다. 뭐라 나무랄 것이 없다. 그런데 읽는 내내 불편하다. 책을 중간 정도 읽으며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첫째, 특정 지역의 기자들이 취재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특정 지역에 한정해서, 그 지역 주민들이 이 기사를 읽는다면 흡족한 마음을 가질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문제는 한정된지역을 벗어나면 불편할 수 있는 내용이 있다는 것이다. 임업 부산물을 이용해서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높은 소득도 올리자는 말에는 나도 찬성한다. 그런데 마치 모든 사람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어조로 이야기한다. 기자의 어조에는 확신이 있다. 하지만 일본에 한정하더라도 모든 일본인들이 임업(현재 다른 직업이 있는 경우를 제외)을 하게 된다면 현재와 같은 고소득을 올리기 힘들 것이다. 기자도 펠릿은 버려지는 것으로 만들어야 수익이 나지, 펠릿을 목적으로 목재를 가공하면 수익이 나지 않을 것이라 이야기한다. 또한 조림이 잘 된 일본일지라도 목재 혹은 목재 부산물로 일본의 모든 전력을 공급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아주 짧은 기간 어느 정도 성과를 낼지라도, 목재는 생산 주기가 긴 재료다. 긴 생산 주기를 전력 소모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 특정 지역의 자원 재활용, 환경에 부담을 덜 주는 방법 소개 등에는 그 지역을 벗어나 누구에게나 호감을 줄 것이다. 하지만 일방적인, 지나친 예찬과 부풀리기, 객관성을 상실한 어조는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둘째, 내용 부풀리기다. 2장에서 오스트리아의 임업을 소개한다. 오스트리아는 원자력 발전을 포기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국가다. 또한 전 국토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산림에서 나는 자원을 활용해 일본보다 높은 GDP를 올리는 나라라고 소개한다. 산림 자원의 활용에는 펠릿과 CLT(나무를 접착 가공해서 철근콘크리트 등을 대신해 주택을 만드는 소재)를 소개한다. 읽으며 궁금해졌다. 사실 임업을 통해 이렇게 높은 GDP를 올리는 비결이 궁금했다. 인터넷에서 찾은 자료(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2084989&cid=48583&categoryId=48583)는 오스트리아 통계청에서 작성한 2011년 자료이다. 이 책이 출판된 것이 2013년 전후이니 내가 찾는 자료의 비교적 근사값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오스트리아가 유업의 임업 강국인 것과 높은 GDP의 나라라는 말은 책의 내용이 맞다. 그런데 이 자료에 의하면 농입업(농업과 임업 합친 1차 산업)’GDP내 비중은 1.5%였다. 임업만이 아니라 농업과 임업을 합쳤을 때의 비중이 1.5%라는 것을 보니 아쉬움이 남는다. 책을 읽을 때 기자의 어조는 임업을 통해 오스트리아가 높은 GDP를 올리는 나라라는 인상을 주었고, 이를 통해 경제적, 환경적 문제의 상당 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는데, GDP에서 임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적다. 기자가 너무 지나치게 내용을 부풀린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 이유다. 또한 오스트리아 현지에 직접 가서 취재하고 쓴 내용이 이렇게 한쪽의 시각에만 치우쳐 있다는 것에 아쉬움이 더 크다. 오스트리아가 그렇다면, 일본에서의 임업이 경제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책에서 주장하는 것만큼 파급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하다.(일본의 임업과 관련된 내용을 찾았으나 적절한 자료를 찾지 못함)

셋째, 산촌자본주의 부풀리기다. 저자는 머니자본주의의 경제시스템과 함께 서브시스템으로 산촌자본주의를 제안한다. 그리고 그만큼의 역량이 있다고 말한다. 이 주장에는 동감한다. 방법의 다양화는 규모의 경제와 별개로 나름의 효용 가치가 있다. 하지만 산촌자본주의를 머니자본주의의 동급으로 취급하는 것은 문제다. 저자의 말대로 서브시스템 중 하나일 뿐이다. 이것 말고도 더 많은, 다양한 삶의 방식이 필요하다. 그런데 산촌자본주의 하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듯한 말투는 문제가 된다. 물론 특정 지역에 한정한다면 가능한 삶의 방법일 수 있다. 그런데 이 책의 독자(기사가 아닌 책을 출판한 경우) 대부분은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일 가능성이 크다. 즉 산촌자본주의가 머니자본주의와 대등한 힘을 가진 지역이 아닐 것이라는 말이다. 책을 읽는 독자가 알아서 균형을 잡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지나치게 편향된 어조를 일관성 있게 유지한다. 다른 가능성을 열어주지 않는다. 이런 가치관이 문제라는 것이다.

넷째, 특정 저자의 지나치게 협소한 가치관이다. 환경 문제와 관련된 해법은 어느 특정 지역, 특정 국가만의 노력으로는 완벽하게 해결할 수 없다. 다른 지역, 다른 나라와 협력해서 문제를 풀어갈 때 더 크고 분명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주변국’(‘이웃이 아니라 어떤 중심이 있는 주변이라고 말한다. 원문을 찾아보지 못했다. 번력의 실수이기를 바란다.)에 대해 협력 의지가 거의 없다. 저자의 생각을 들어보자.

 

(일본인의) ... 이런 불안은 단순한 억지가 아닌 일종의 실감이며 ... 주변국들이 연이어 라이벌로 성장해가는 상황 속에서 더욱 커지게 되었다. ... 일본을 비난함으로써 자국의 번영을 꾀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주변국들에 대한 불신이 되어 축적되기 시작했다. ... 마치 일본의 조락凋落(?)에 편승한 것처럼 주변국은 영토적 야심(!?)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안다, <최종 정리> 중에서 발췌

 

저자 중 모타니 고스케의 주변국에 대한 협소한 가치관은 이 외에도 여러 차례 드러난다. ‘주변국과 협력해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어보이는 이웃에게, 우리의 입장에서는 환경 문제처럼 함께 노력해야 하는 분야에 대해 방법을 제안하기 어려워진다.

다섯째, 지나친 일본 중심적 가치관이다. 저자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의 무역수지가 악화되는 이유로 석유에 대해 이야기한다. 한국, 중국 등과의 무역에서는 흑자를 보는데, 이 흑자의 대부분을 산유국에 주는 상황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이 이야기와 함께 일본의 호황기에 해마다 5조엔에서 20조엔까지 흑자를 보던 시절을 그리워한다. 어느 나라 국민이건 자국의 무역수지 흑자에 대해 기뻐할 것이다. 물론 적자에 대해서는 안타까워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들이라면 달라야 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오직 돈만을 추구하는 머니자본주의에 대해 비판하고, 그 대안으로 산촌자본주의를 제안하고, 인간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그런데 일본의 무역수지가 예전보다 좋지 않다고 말하며, 일본이 다른 산업에서 벌어들인 돈이 산유국으로 나가는 것을 비판하고, 산촌자본주의를 통해 돈이 외국으로 나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한다면, 이들과 머니자본주의가 뭐가 다른가? 어쩌면 이들의 진심은 산촌자본주의라는 그럴듯한 가면을 쓴 일본머니자본주의에 있었다는 말인가? 아니. 이정도까지는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일본을 넘어 다른 나라와의 협력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최소한 진심이 오해를 살 만한 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

책의 내용은 좋다. 머니자본주의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다른 대안을 찾자는 것이다. 또한 자원, 환경, 에너지와 관련된 문제 해결 방법의 다양화에도 충분히 도움이 될 내용이다. 이렇게 좋은 내용을 전하는 책인데도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어쩌면 정말 좋은 책일수도 있다. 책에서 말하는 대안들과 함께 새로운 고민국수주의에서 벗어나, 확장된 가치관에 바탕을 둔, 지속 가능한 해결 방안을 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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