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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벤지 포르노

[도서] 리벤지 포르노

매튜 홀,제프 헌 저/조은경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포르노를 비롯한 성애물들은 오래전부터 다양한 형태로 유통과 소비가 이루어졌다. 1980~90년대 컬러TV 및 VTR 보급이 보편화되면서 더욱 폭발적인 성장을 보였는데 90년대 후반 기반을 갖춘 초고속 인터넷망은 그러한 흐름을 가속화했다. 세기말을 떠들썩하게 했던 몇몇 여자 연예인들의 성행위 동영상들이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유희의 대상으로 소비?전파되므로써 사회적 문제로 부상했었다. 사회적 연결망이라 일컬어지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스토리 등이 활성화된 2010년대 이후에는 해킹 등을 통해 은밀한 사생활이 유출되거나 서로 연인관계 등에 있던 사람들이 개인적 복수나 공개적 망신주기를 위해 비밀스러운 내용들을 공개적으로 유포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특히 관련된 여성들이 고통을 겪고 있고 유명 연예인들 중에는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까지 했다.

 

 또 지난해 연말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대한민국 트렌드 키워드’ 윗 자리에 자리잡았던, 다소 뜻밖이었던 단어는 ‘엔(n)번방’ 사건이었다. 거의 모든 매체에서 다루지 않아 도시괴담으로까지 치부되었던 사안인데 미성년자 등 어린 여성들을 협박해 성착취 영상을 찍게 하고 이를 피해자의 신상정보와 함께 텔레그램방에 유포한 것이 핵심이다. 이 문제는 현재 이 문제의 해결을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과 국회국민동의 청원으로 올라가 있고 답변과 의안심사의 기준을 이미 넘어서거나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매튜홀과 제퍼 헌 공저의 「리벤지 포르노」 는 타인의 노골적인 성적 이미지를 합의하지 않고 게재하는 행위인 리벤지 포르노의 정의와 특징 그리고 피해자 희생에 이르기까지 리벤지 포르노를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보고 있다.

 

 리벤지 포르노라는 용어는 2008년 리처드 모건이 잡지 <도시어>에서 미디어에서 최초로 언급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예전부터 실질적으로 이러한 행위에 가담한 사람들은 존재해왔다. 1980년대 포르노그래피 잡지 <허슬러>는 독자가 보낸 여성 누드 사진 경연인 비버사냥을 시작해서 허락없이 사진에 실린 여성들의 고소를 당했고 1990년대 피겨 선수인 토냐 하딩의 비디오가 전 남편에 의해서 공개되기도 했다. 온라인을 비롯한 세계 다양한 기관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리벤지 포르노는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행위로서 포르노그래피의 형식으로 오프라인 실행, 온라인 배포의 구조를 보이는 것으로 정의를 내릴 수 있으며 영상에 나온 사람이 실제 피해자 본인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리벤지라는 용어 때문에 이런 행위의 목적을 지나치게 한정하는 인상을 줄 수 있고, 포르노라는 규정은 사적이고 친밀한 관계에서 나체·성행위 이미지 등을 만드는 행위마저 포함할 수 있다는 명확한 비판도 존재한다.

 

 리벤지 포르노는 일반에 공개되는 새로운 형태의 포르노로서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 복수의 영역에 속한다. 복수는 이전에 저지른 비행에 대한 응징으로 이루어지므로 복수하려는 자는 종종 자신이 피해자라고 느낀 감정만큼, 또는 그 이상으로 하려하기 때문에 종종 육체적·성적·정신적 폭력과 학대의 형태로 비화된다. 이런 리벤지 포르노의 보급과 유통을 촉진하는 것이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에 접근할 수 있는 정보통신기술이다. 그런 점에서 가상 온라인 사회성, 섹슈얼리티와 폭력, 특히 사이버 학대의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이런 움직임에 맞서 필리핀은 2009년 동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포르노그래피에 대해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는 형법을 최초로 신설했으며 2014년 이스라엘은 최초로 동의하지 않은 포르노 그래피를 성폭행으로 분류하면서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게 하는 등 법적·정부적 차원의 대응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국가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밖에도 온라인, 모바일을 통해 전달되는 컨텐츠를 통제하는 방식을 중심으로 하는 기술적 지원이나 반격, 무대응, 신고, 관련 기관 개입 등의 정치적 지원도 시행되고 있다.

 

 책은 리벤지 포르노의 정의와 특성, 법적인 정부의 대응과 같은 일반적인 내용을 토대로 관련 사이트인 마이 엑스 닷컴을 통해 이전 파트너들이 올린 성적 노출 이미지 게시물을 분석하여 게시자들이 어떻게 설명하고 해명하며 그 행위의 이유를 대는지 분석을 시도한다. 또한 이성애 남성, 이성애 여성, 게이?레즈비언 게시자들의 예를 들어 다소 차이는 있지만 젠더와 섹슈얼리티와 연관된 사회적?도덕적 담론 즉, 사회적 기준과 개인위생, 관계에서 지켜야할 적절한 행실, 폭력과 범죄성 등을 게시자가 얻고자 한 목표에 맞춰 배치하고 표현하는 방식을 달리한 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리벤지 포로노를 대하는 방식은 특히 남성들일수록 이중적이기 쉽다. 법적인 문제를 따질때면 처벌강화와 같은 강경한 입장을 취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남의 가십처럼 이야기하면서 보고싶다는 이야기를 쉽게 내뱉는 경우가 많다. 경찰청 통계에 의하면 리벤지 포르노와 같은 연인간 불법촬영 관련 범죄발생건수가 2013년 4,823건에서 2017년 6,485건으로 증가해 약 1.3배의 증가세를 보이는 등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그렇지만 가해자에 대한 구속수사는 2017년 기준 2.2%에 불과해 사회적 경종을 울리고 불법행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는데 큰 한계를 보이고 있었지만 최근 관련 규정 개정을 통해 처벌과 보상, 규제 수위를 한층 높였다. 하지만 이런 대응과는 별도로 리벤지 포르노에 대한 사회과학적 접근이나 논의가 우리 사회에서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리벤지 포르노>는 리벤지 포르노의 정의나 각 국의 대응은 몰론 게시물을 올린 가해자의 담론 활용 방식, 그리고 다양한 사례 분석 등을 통해 심층적인 접근을 꾀하고 있어 우리 사회가 관련 주제에 대한 논의를 할 때 참고할만한 좋은 지침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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