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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도서]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백세희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그 어느 누구도 떡볶이 이야기를 기대하고 이 책을 펼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요리 코너의 책이나 유튜브를 켰겠지.

 

이 책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죽고 싶지만’에 방점을 두고 공감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감히 예측해 보겠다.

 

 

실은 예전에 백세희 작가 초청 강연에 다녀온 적이 있다.

 

강연인가? 사실 잘 모르겠다. 하도 다녀보질 않았으니 그러한 것을 뭐라고 명칭 붙여야 할지는 모르겠으나 편의상 ‘강연’으로 적도록 하겠으니 널리 이해 바란다. 아무튼,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니까.

 

같은 기간에 신청할 수 있는 다른 강연들이 많았다. 그러나 그의 시간을 선택하고 신청했던 것은 아마도 그가 여성이라서도 있었지만, 나도 나의 우울함을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나는 작가의 제목과 이름만 알고 간 셈이다. 그래도 그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유익했다. 어느 정도 공감 가는 부분도 있었고, 아닌 부분들도 있었다.

 

예를 들면 무기력할 때에는 아무 데도 나가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미리 약속을 잡아두었다가도 당일의 상태에 따라 밖을 나서질 못하기도 한다고. 심지어 주변 사람들은 모두 이해해 주기까지 한다고!

 

당시의 나는 꽤 멀쩡했던 사람이라 고개를 끄덕일 수는 있었지만 완전히 마음으로 이해하지는 못했었다. 왜일까? 하는 의문에 빠졌었다. 미리 이야기만 한다면 주변 사람들도 이해해 줄 수는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것보다 내가 궁금했던 것은 ‘대체 왜 약속을 못 나갈 정도로 안 좋은 것일까?’ 하는 것이었다. 우울증은 야외로 나가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는 ‘사회적 통념’ 속에 갇혀 속으로 의문을 던지곤 했었다.

 

 

우습게도 지금은 명확히 이해한다. 그가 말했던 것은 단순 ‘우울’이 아니라 ‘우울증’이라는 질환자의 증상이었던 것이니까. 내가 이해할 수 없었던 것도 어쩔 수 없던 일이었다.

 

그와의 시간은 유익했다. 그때 그런 내용들을 듣지 못했었더라면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증상들을 더욱더 납득하기 어려웠을 테다.

 

이제 나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책 표지의 그림조차도 쉽게 넘기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으니까. 작은 그림에도 마음에 영향을, 아주 크게 받는 사람이 되었으니까. 뒤늦게나마 작가의 말들을 떠올려보게 된다. 그가 말한 ‘무기력’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본다.

 

 

작가와의 만남으로부터 몇 년이나 지난 지금에서야 이 책을 접했다. 친구가 선물해 주었기 때문이다. 책을 처음 받았을 때에는 굉장히 이해력이 떨어지는 상태였다. 읽고서도 머리에 들어오는 정보의 양이 매우 적었다. 그래서 증상이 나아지고서 다시 읽은 것이다.

 

특히 면담 부분을 집중해서 다시 읽었다. 

 

 

가장 공감 갔던 부분. 나 또한 이런 생각들을 거쳐 내게 필요한 것은 ‘자존감 향상’이라는 결론을 얻은 지 오래다.

 

중학생 때였다. 아마도 책을 읽다 깨달은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내게도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있었다. 그것도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사람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사랑. 바로 ‘인기’라는 것을 얻고 싶었다.

 

나름대로의 분석을 통해 그것을 가지려면 매력이 필요하고, 외형은 어느 정도껏만 하면 되는 것이며 내면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매력은 자존감에서 우러나온다고 믿었다. 그래야만 자신감을 얻을 수 있고, 그래야만 사랑을 받을 수 있다고.

 

어느 정도 비슷한 방향으론 갔지만 결국 비틀어져 버린 것에도 이유가 있었다. 지향점이 틀렸었다.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려 노력한 것이 아니라 ‘사랑받을만한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용을 썼으니까. 비록 원하는 것들을 얻었지만 정신건강에 문제가 생겨버린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을 것이다.

 

사실 요즘은 좋은 소리를 들어도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 ‘다들 좋아하는 사람’, ‘네가 있어야 해.’, ‘모두가 친해지고 싶어 하는 사람’ 같은 이야기들은 분명 칭찬인데 그다지 납득이 안된다. 내가 비뚤어졌기 때문이겠지?

 

깊게 생각하지 말자. 그냥 우울증 때문이라며 내 질병을 탓해보겠다. 나아지면 된다. 칭찬에 기뻐할 수 있는 사람이 되리라고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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