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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게으름뱅이의 모험

[도서] 거룩한 게으름뱅이의 모험

모리미 도미히코 저/추지나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3점

게으름뱅이에게 '거룩'이라는 단어가 붙다니..  이 책 제목을 왜 이렇게 지은거지?

어랏~ 몽환적인 소설을 쓰는 모리미 도미히코 작가가 쓴 책이네. 그럼 읽어봐야지!!

 

내가 기대해서 읽은 만큼,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만족감을 느꼈다.

역시나 술술 잘 읽히는구만, 이렇게 독특한 주인공의 몽환적인 경험은 이 작가의 전매특허이지~

 

이 책을 읽고 나니,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와 '유정천 가족', '요이야마만화경', 태양의 탑'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교토를 배경으로 일어나는 몽환적인 일들, 너구리가 등장하는 점, 축제를 바탕으로 일어나는 사건들, 전혀 평범하지 않은 특이한 주인공..

 

모리미 도미히코 작가의 책을 읽으면, 작가가 추구하는 세계관이 쭉 이어져 있어서 좋다. 반대로 생각하면 다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난 작가의 소설에 대한 일관성이 좋다~

 

정말 게으름뱅이의 골수분자이자, 휴일에는 기숙사 침대에 누워 미래의 아내와 할 목록을 수정하는 게 가장 행복한 고와다,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다니는 정의의 사도 폼포코 가면,

주말을 아침부터 밤까지 정말 알차게 보내는 온도와 모모키,

게으른 천재 탐정 우라모토씨와 방향치지이만 탐정 열정이 많은 조수 다마가와.

 

누가 좋아서 정의의 사도 따위를.

나는 굳건하게 내 휴일을 지킬거예요.

게으름 피울 수 있다면 뭐든 할 겁니다.

P.50

 

정말 개성 넘치는 등장인물들이 토욜날 기온 축제의 요이야마(전야제)에 겪게 되는 이야기가 주요 내용이다. 교토의 정의 사도인 폼포코 가면을 잡으려는 사람들과 폼포코 가면의 후계자가 되고 싶지 않은 고와다의 이야기가 꿈처럼 펼쳐진다.

 

여긴 기온 축제의 전날이며, 폼포코 가면의 모티브인 너구리가 살고 있는 교토가 아닌가.. 구운몽처럼 꿈속 나비가 나인지, 나비가 바뀐 장자가 나인지처럼..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상상 속 모습인지 분간이 되진 않지만.. 이 모든 것이 다 쿄토에서 일어나고 있다!!

장자처럼 고와다도 남들을 피해 골방에서 잠을 자면서, 자신이 그렇게도 원하는 게으름뱅이의 삶을 꿈에서 보내게 된다. 그게 꿈이 아니라 실제 삶인 듯 고와다는 만족을 한다는 게 더 웃김.

 

그곳은 시계도 달력도 없는, 끝없는 휴가가 이어진다는 전설의 나라다.

위대한 '지루왕'이 그냥저냥 지배하고 있다는 그 깊숙한 땅에는 시간이 남아돌아서 평범한 사람은 견디지 못할 정도의 어마어마한 지루함이 만연한다고 한다.

우리 세계의 휴가는 이 신비한 왕국이 던지는 '그림자'일 뿐이다.

P.133

 

폼포코 가면을 잡으려면 교토시의 대부분의 사람들 때문에 폼포코 가면은 고와다에 정체를 들키게 되고, 고와다는 폼포코 가면을 위해 가짜 폼포코 가면이 되게 되고, 그 덕에 이런 사건을 일으킨 장본인.. 너구리신인 하치베묘진까지 만나게 된다.

 

중요한 점이니 다시 반복하겠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배려심이다.

지금, 우리 눈앞에 드러난 전 인류의 장대한 유대를 주목하라.

누구든 졸릴 때는 졸리다.

잠자라, 폼포코 가면, 잠자라

정의의 사도니까 게으르면 안된다고 대체 누가 정했어?

P.324

 

정말 게으름뱅이 중 최고의 게으름뱅이를 지향하는 고와다 때문에,  하치베묘진은 쿄토시에 모든 사람들이 폼포코 가면으로 활동하는 것을 허락하면서, 폼포코 가면 사건은 해프닝으로 끝나게 된다.

 

그러나 내일은 일요일입니다. 여러분.

질릴만큼 빈둥거리세요.

P.418

 

왜 정의의 사도는 부지런해야 하나? 왜 주말에는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휴일을 보내야 하나?

왜 탐정은 사건 해결을 위해 분주히 움직여야만 하나? 왜 주인공은 노력해야만 하나?

우리가 흔히 아는 주인공,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자신의 소원을 성취하는 주인공이 아니더라고..

이렇게 혼자 쉬고 싶고, 최대한 빈둥거리고 싶은 게으름뱅이가 더 정이 가는 건 왜 일까?

 

고와다를 보고 있으면,  '태양의 탑'에서  예전 애인이었던 ‘미즈오 씨’를 연구하기 위해 관찰을 거듭하며 240장에 이르는 대작 리포트를 작성 중인 주인공과 '연애편지의 기술'에서 해파리를 연구하는 대학원생이지만 언젠가는 연애편지를 대필하는 벤처기업을 세우겠다는 꿈을 가진 주인공이 떠오른다.

묘하게 닮은 3권 소설의 주인공들! 돌이켜 보면 어느 누구하나 평범하지 않다는 게 모리미 도미히코 작가의 매력일지도!!

 

엉뚱하지만, 왠지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주인공들. 그 주인공들을 통해 펼쳐지는 현실과 몽환을 오가는 스타일. 이래서 난 이 작가의 책이 좋다!

 

나도 주말에는 빈둥거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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