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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고 아리고 여려서

[도서] 어리고 아리고 여려서

스미노 요루 저/양윤옥 역

내용 평점 3점

구성 평점 3점

'너의 췌장이 먹고 싶어'를 꽤 인상깊게 읽었던 터라, 작가의 이름만 보고 골라서 읽은 책이다.

 

'너의 췌장이 먹고 싶어'에는 고등학교 남녀 학생.. 그 중에서도 안타깝지만 췌장암에 걸린 여학생과 그 여학생을 지켜보는 남학생의 이야기였다면..

'어리고 아리고 여러서'는 대학생인 두 친구가 비밀결사단체인 '모하이'를 만들고, 그 모하이가 커짐에 따라 서로 사이가 멀어지고, 결국 각자 다른 길을 걷다 상처를 입히는 이야기이다.

 

어린 시절 내가 믿었던 이념 또는 신념. 그 신념에 어긋나는 경우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기 보다는 내 신념을 우선시하여 칼같이 그 관계를 접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참 오랜 시간동안 친구라고 지냈던 사이였건만, 이렇게 무 자르듯 잘라져버린 관계로 변한 기억이 떠오르면서 참 씁쓸했다.

40대인 내가 20대인 나를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왜 그랬어? 살다보면 그거 아무것도 아닌데.."

이런 말을 남겨주고 싶다.

 

20대의 어렸던 나처럼.. 주인공 다바코도 그랬다.

대학교 1학년 수업 중에 만난 4차원 여학생 아키요시. 다바코는 아키요시와 둘만의 관계를 이어가면서 세계 평화를 위한 비밀결사단체인 동아리 '모아이'를 만들게 되었다.

누가 이런 동아리에 가입하게 될까 싶었는데, 한두명씩 회원들이 모이기 시작하면서..

다바코와 아키요시가 만든 '모아이'는 더 이상 둘만의 동아리가 아니라 학교 전체에 유명한 동아리가 되어버린다. 그 과정 속에서 다바코는 모아이를 탈퇴하게 되고, 모아이는 취업용 인맥을 쌓는 동아리로 변질이 되어버린다.

 

취업이 확정된 이후, 다바코는 친구 도스케와 함께 모아이의 약점을 찾는 노력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알게 된 최종적인 단서.. 모아이에서 회원 명단을 기업 인사 담당자들에게 배포하는 정황을 포착하게 된다.

변질된 모아이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 변질된 모아이의 잘못을 일깨우기 위해서..

다바코는 이 정황을 인터넷에 유포하게 된다.

 

처음에 모아이를 만들었던 목적과 달리 변했기 때문에, 모아이는 새로워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다바코. 아키요시는 그런 다바코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다.

 

전혀 이상해진 거 없어.

시간이 지나면 변하는 건 당연해.

변하지 않는 것이 훌륭하고 변하는 것은 나쁘다니,

그게 말이 돼?

P.286

 

남의 말 하기 좋아하는 언론사와 사람들로 인해 이 일은 생각보다 많은 파장을 일으키게 되고, 결국 모아이의 히어로인 아키요시는 사과를 하고, 모아이를 해체하겠다는 발표까지 하게 된다.

다바코는 자신이 좋아하는 아키요시에게 상처를 줬다는 사실과, 그 상처를 준 이유가 자신이 상처를 받았기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된다.

그 상처를 왜 받았나 생각해 보니, 나만 바라보던 아키요시가 모아이 활동을 하면서 나만 바라보지 않게 되자, 질투심을 느끼게 된 것이다.

 

임시 땜빵이란 결국 마음의 틈새를 메워준다는 것이다.

마음의 틈새에, 나를 필요로 해 줬다는 것이다.

뻥 뚫린 구멍을 메워줄 수 있는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지금 내 마음에 생겨난 뻥 뚫린 구멍을 누군가 메워준다면 얼마나 큰 구원이 될까.

P.328

 

다바코는 자신의 행동을 뒤돌아보면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게 된다. 그리고 그 친구에게 사과를 하기 위한 용기를 내는 장면에서 끝이 난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젊은 시절 다바코와 닮았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그래 그땐 그랬지..

풋풋했던 모습이 생각나기도 하고, 실수했던 모습이 생각나기도 하고..

동전에 양면이 있는데도, 한가지 면만 보고 그게 다 진실인 듯 생각했던 모습도 생각나고..

다바코처럼 소설 속 주인공이 이렇게 친근하게 느껴지는 적도 처음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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