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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의 다이아나

[도서] 서점의 다이아나

유즈키 아사코 저/김난주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3점

유즈키 아사코 작가는 여성들의 심리를 잘 표현하는 작품을 많이 썼다.

처음 읽었던 "나는 매일 직장상사의 도시락을 싼다"를 읽으면서 음식을 통해 등장하는 여성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글이 참 인상적이였다. 그 뒤로 쭉쭉 찾아서 있던 책들 모두 음식을 통해 여성의 마음을 위로하는 내용이였다.

 

특히 "버터"는 작가의 책 중에서 최고였다고 생각한다. 버터를 통해 음식에 대한 맛을 찾아가는 주인공의 모습과 함께, 음식을 통하여 자신이 갖고 있던 문제에서 해방되는 모습까지..

 

이번에 읽은 "서점의 다이아나"는 책을 통해 여주인공의 마음을 위로하는 내용이다. 음식이 아니라 책이라니.. 아주 나의 흥미를 끄는 책이였다. 그래서 술술 아주 쉽게 책장이 넘어갔다.

 

다이아나는 미혼모의 딸이자, 머리가 노란 빼빼 마른 초등학생이다. 엄마인 티아리는 열여섯살의 나이에 다이아나를 낳았고, 평범하지 않은 이름인 다이아나라고 지어준다. 물론 아빠를 만난 적은 한번도 없다. 엄마는 클럽을 다니면서 다이아나를 키우고 있었기에, 다이아는 혼자서 책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 책은 엄마를 기다리는 지루한 시간을 달래주는 유일한 친구였다.

 

그런 다이아나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자신을 이해해주는 단짝 친구 아야코를 만나게 된다. 학기 초가 되면 자신의 이름 때문에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았는데, 아야코는 다이아나라는 이름에서 "빨강머리 앤의 단짝 친구"라며, 그 이름을 좋게 이야기해 준 유일한 친구였다.

 

아야코는 꽤 부유한 집안의 딸로, 얼굴도 머리색깔도 모두 예쁜 아이이다. 그래서 주변에 인기도 많았고, 공부도 잘하는 정말 엄.친.딸이였다. 다이아나는 아야코 집에 가 본 이후, 책에서만 본 화목한 가정의 모습을 보고 아야코를 무척이나 부러워한다. 그런 다이아나에게 엄마 티아리는 이런 이야기를 한다.

 

아야코네 엄마나 아빠나 나이가 아주 많잖아.

그리고 돈도 많고, 그러니깐 그렇게 반듯하게 사는 게 당연하지 않나.

나는 바보지만 그게 나의 개성인데 뭐.

다이아나랑  둘이 남에게 신세 안 지고 살려고 나 얼마나 열심인데.

나는 나잖아. 온리 원.

P.46

 

역시 엄마 티아리는 보통 사람이 아니였다. 책에서 이 문장을 봤을 때는 잘 몰랐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 다시 이 문장을 봤을 때는 엄마 티아리의 높은 내공을 느낄 수 있었다.

스포일수도 있지만, 엄마 티아리는 다이아나가 생각하는 그런 문제소녀가 아니였고.. 정말 똑똑하고 자신의 인생을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당찬 여성이다! 다이아나가 자신의 삶을 멋지게 개척해 나가는데 있어, 엄마 티아리의 역할이 컸다가 볼 수 있다.

 

다이아나와 아야코는 사소한 오해로 인하여 서로 멀어지게 된다. 아야코는 좋은 중학교로 진급을 해서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라 고등학교에 진학을 하고, 소위 명문대학교까지 간다.

다이아나와 달리 너무 많은 것을 가진 그녀는 자신이 소유한 것들에 감사함을 느끼기 보다는, 자신을 옥죄는 족쇄라고 생각하게 된다.

 

따뜻한 우유에 럼주를 한 방울 떨어드리면 우유 맛이 확 달라지는 것처럼

착한 아이의 인생에 독이 될 에센스를 한 방울 떨어뜨려 매력적인 여자로 변하고 싶다.

P. 159

 

아야코는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자신이 생각하지도 못한 끔찍한 일(동아리 선배의 성폭행)을 당하게 되고, 그 일을 세상에 드러낼 용기가 없었다. 되려 그 선배와 사귀면서 그 일은 서로 사랑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자신을 속이면서, 내면에 상처를 방치하고 만다.

그렇게 3년이라는 세월을 보내다가, 자신이 당했던 똑같은 일이 어린 후배에게 생기게 될 지경이 되자, 아야코는 용기를 냈다. 모두가 묵인하고 방조하는 그 현장에서 어린 후배를 이끌고 나오고, 3년전 자신이 당했던 일을 학교에 고발하는 용기까지 내게 된다.

 

몇시간 전에 읽었던 '책벌레'의 서평을 떠올렸다.

저주를 풀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자신 뿐..

마법사는 죽어버렸다. 숲의 친구들도 앤드류 왕자도 도와주지 않는다.

P. 288

 

다이아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점에서 일하고 싶어 일자리를 구한다. 물론 한번에 취직이 되지 않아 고생을 하긴 하지만, 어쨌든 자신이 중고등학교 시절에 자주 들렀던 서점에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어린 시절 자신에게 큰 위로와 용기를 주었던 책 "비밀 숲의 다이아나". 그 작가의 신작이 16년만에 발표되었기에, 그녀는 열심히 책이 판매될 수 있도록 노력을 했고, 드디어 작가와의 사인회도 기획하게 된다. 이야기 중간중간에 엄마 티아리가 아빠로 추정되는 사람으로 받았던 편지와 아야코 아빠의 예전 이야기 등을 통해서 '비밀 숲의 다이아나' 작가가 자신의 아빠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막상 만난 작가는 생각보다 진취적이지도 않았고, 생활력도 부족했으며, 무엇보다 작가에서 느껴지는 아우라가 느껴지지 않는 지극히 평범한 남자였다. 그런 아빠의 모습에 실망을 많이 한 다이아나였지만, 아빠가 다이아나에게 추천해 준 책 "앤의 애정" 말미에 있는 작가의 말에서 아빠의 마음을 알게 된다.

 

인생에서는 기다려야 하는 일이 흔히 있습니다.

자신이 뜻한 바대로 순조롭게 나아가는 사람은 물론 행복하겠지만,

뜻한 바대로 나아가지 못하더라도 주어진 환경 속에서  힘껏 노력하면 길은 절로 열리는 법이지요.

그런 사람들은 순조롭게 나아가는 사람보다 인간으로서의 깊이와 넓이를 지닐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P.312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매개체는 바로 "비밀 숲의 다이아나"라는 동화책이다.

다이아나는 이 책을 통해서 남들보다 불우한 자신의 처지를 이겨내는데 큰 도움을 받았고,

엄마 티아리는 이 책을 쓴 작가를 만나 사랑을 해서 다이아나를 낳았고,

아야코의 아빠는 이 책을 쓴 작가와 엄마 티아리를 만나게 되는 다리 역할을 했다.

아야코 역시 이 책을 통해서 자신이 벗어나지 못했던 마법에서 벗어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한 권의 책이 이렇게 여러 사람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다니, 책이 주는 영향력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고.. 실제로 존재했으면 꼭 읽어보고 싶을만큼 매력적인 책이다.

 

"다이아나"..

이 이름은 빨간 머리 앤의 친구의 이름이다.

앤의 친구, 학교를 졸업하고 상급학교에 진학을 포기하고 고향에 남은 친구.

그렇게 평범한 다이아나.

 

하지만 작가는 '다이아나'라는 이름을 통해서 우리 주변에 쉽게 볼 수 있는 평범한 '다이아나'들에게 용기를 주었다고 생각한다. 앤처럼 특별한 삶을 살지 못하더라도,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에 맞는 삶을 택한 다이아나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앤의 애정"에서 인용되었던 작가의 마지막 말은 아빠가 다이아나에게 해 주는 말인 동시에

유즈키 아사코 작가가 책을 읽은 우리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지 않을까 싶다.

 

유즈키 아사코 작가의 고전독서 에세이집인 "책이나 읽을 걸"을 읽을 예정이다.

그녀는 이 책에서 고전 속 여성을 어떻게 표현하고 풀어낼지 완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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