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블로그 전체검색
오사카는 기꺼이 서서 마신다

[도서] 오사카는 기꺼이 서서 마신다

박찬일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제목부터 확 끌렸다. 도대체 왜 오사카는 기꺼이 서서 마실까? 그냥 서서 마시는 것도 아니고 기꺼이 서서 마실까? 

필자는 익히 아는 요리사다. 글 잘 쓴다고 소문 깨나 난 필자다. 박찬일. 미식에 대한 기록자를 자처한 요리사. 그는 먹는 행위에 대한 기록자로 꾸준히 책을 내왔다. 그의 책은 음식책이라기 보다는 인문학에 가까웠다. 근데 박찬일이 미식여행 책을 냈다고? 어허 이거 봐라! 새로운 시도인가? 맛여행이라는 시류에 편승한 건가?

이런 의구심은 서문에서 풀려버렸다. 개미굴 같은 알코올 공급소, 그 낯설고 한편으론 친숙한 오사카에서, 이방인의 심정으로 술꾼들과 함께 어울렸다는 필자의 말에서, 이미 게임은 끝난 거였다. 술 좋아하는 요리사가 마음 툭 내려놓고, 그토록 술을 좋아한다는 오사카의 술집으로 들어갔으니, 이건 말 다한 거였다. 자, 이제부터 술꾼 박찬일의 음주 에세이가 시작된 거다.

필자는 사라져가는 술꾼들의 정서를 찾아간다. 그 정서가 무엇일까? 그건 술꾼들만이 안다. 느닷없이 술집 주인장이 시키지도 않은 안주 한 접시를 필자에게 내밀었을 때, 필자는 주인장을 쳐다봤다. "저쪽 양반이 내는 겁니다." 주인장에게선 생각지도 못한 대답이 돌아왔다. 고개를 돌리자 한 신사가 씩 웃는다. 바다 건너 이국에서 온 이방인에게 안주 한 접시를 건네는 이 정서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이 책은 오사카의 술집과 밥집에서 이 정서들을 빼곡하게 담아온 책이다. 오사카의 술꾼들은 필자에게 얘기한다. "어이 이봐, 이리 오라구. 우선 비루 한 잔!"

필자는 이 정서의 그물 안에 술집의 술과 안주, 그리고 오사카 미식의 세계를 한올한올 엮어낸다. 그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재밌고 찰지고 군침돈다. 심지어 사람 이야기까지 담아낸다. 그건 아마도 필자 스스로가 요리사이기 때문에, 외식업의 한복판에 있어본 사람이기 때문에, 그리고 술꾼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으리라.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