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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차이로 아이들이 속옷에 실례를 했다. 외출중에 일어난 일이라 속옷은 버리고 바지만 입혀서 귀가했는데 두녀석 다 엄마한테는 비밀로 해달란다. 제 엄마가 안다고 뭔일이 나겠는가 싶지만..(의외로 생리현상으로 인한 실수에는 쿨한 타입) 평소에 잔소리에 이런저런 꾸중을 자주 들으니 그게 두려워서, 혹은 앞으로 두고두고 놀릴거 같아서 그런가 싶다. 


실례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나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조절되지 않는 생리 현상, 대부분 너무 많이 먹어서 벌어진 참사였던 것 같은데 뜻하지 않은 일이기에 일단 발생하고 나면 진짜 황망하고 난감하고 쪽팔리기 그지 없다. 


어릴때야 그럴수도 있다고 치지만.. 초등학교 들어가면 나름대로 자존심이란 것도 생기는데 내 경우에도 초등학교 입학후에 두어번은 그런 실수를 했던 것 같다. 그때는 지금처럼 공중 화장실도 없었고 집의 화장실도 대부분 푸세식이어서 어떻게 처리하기도 난감한데다가 주변 어른들이 나긋나긋하지도 않았던 시절이다. 만약 걸린다면 일단 해결된 후에 종아리가 거덜날때까지 맞았을지도. 우리 부모가 유독 엄격한게 아니라.. 그렇게 맞고나야 다시 실수를 안한다는 암묵적인 공감대가 있었던 때다. 트라우마를 통한 훈육이라고나 할까. 우리 세대에 변비 환자가 많은 건 우연이 아니다. 교육의 결과라고 생각할때가 많다. 


어쨌거나 아이들에게 큰소리 한번 안내고 짜증 한번 안내고 서로간의 비밀(?)을 만들었다. 애 엄마에게도 넌지시 알려줄까 하다가.. 언젠가 심심하면 이 블로그 들어와서 육아일기 읽어보겠지 하고 이렇게 남긴다. 여보.. 알았지?


살다보면 실수라는 건 반복되는 거지만 앞으로는 아이들의 실수가 좀 줄었음 좋겠다. 내가 곁에 있어서 수습을 해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실수던 아니던 스스로 해결해야하는 게 인생이다. 언제까지 엄마 아빠를 찾아봤자 아무것도 해결이 안되는 경우가 들이 닥친다. 그것도 생각보다 빨리. 


이제 인생의 즐거움과 기쁨, 자아실현 같은 추상적인 가치보다 노후 연금이 훠얼씬 더 중요할 때가 멀지않은 입장에서 아이들이 스스로를 돌보는 법도 슬슬 가르쳐야 할때가 된 것 같다. 사춘기에 접어들때쯤.. 체모가 나오면 그때나..싶었는데 어찌될지 모르는게 인생이니 때마다 하나씩 가르쳐야지. 


아이들의 실례를 처리하다가 지나간 나의 어린 시절과 앞으로의 노후 걱정까지 이어졌구나. 얘들아, 바지에 똥이야 쌀 수도 있지만 변비는 없었으면 좋겠구나. 지금처럼 변기에 앉자마자 10초만에 해결하는 습관이 죽을때까지 이어지길 바래. 그것도 인생의 큰 축복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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