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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롱

[도서] 메롱

미야베 미유키 저/김소연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다양한 캐릭터의 이름이 책을 덮고나서도 또렷하게 기억이 나는 걸 보니 캐릭터 조형이 잘 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죽음의 문턱까지 다녀와서 귀신을 보는 능력이 생긴 소녀 오린, 그녀의 부모인 다이치로와 다에. 조부모격인 도시락집 다카다야의 시치베에와 오사키. 같이 살며 일을 도와주는 오쓰타, 옆집의 가난뱅이 무사인 몬도스케, 어딘가 꿍꿍이가 있어 보이는 관리인 마고베에와 비뚤어진 성격의 같이 사는 고아 히네가쓰..그리고 무엇보다 매력 만점인 귀신 5인방 겐노스케, 오미쓰, 와라이보와 오우메..그리고 덥수룩이. 


책을 읽고나서도 주인공 이름이 기억이 나지 않는 건 다반사인 내가 이렇게 조연격의 등장인물 이름을 책장을 펴지 않고도 하나 하나 외워 쓸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이 캐릭터가 또렷하다는 증거다. 


이야기는 시치베에로부터 시작한다. 고아로 자라 승냥이처럼 불량아의 길을 걷던 시치베에가 우연히 마주친 포장마차 주인에게 교육과 숙식을 제공받으며 어엿한 도시락집 주인이 되고 자기처럼 불우한 아이들을 길러 내면서 은헤를 갚아 나가는데 숙원이었던 요릿집을 차릴 후계자를 다이치로로 낙점하고 후네야라는 요릿집을 내게 된다. 


새로운 요릿집 후네야에는 사소한(?)문제가 있었는데 그게 뭐냐면 귀신이 하나도 아니고 다섯이나 붙어 있다는 것. 삼도천을 건널뻔 하다가 돌아온 다이치로의 딸 오린에게만 그 귀신들이 보이게 되고 30년전에 있었던 무시무시한 참극과 연결된 이 귀신들의 성불이 오린의 미션이 되어 버린다. 과연 결말은 어떻게 될까?? 이것이 소설의 내용이다. 


굉장히 두꺼운 책이지만 빠른 전개로 쉽게 몰입해서 읽을 수 있고 대체 이 귀신들이 30년전에 살던 고간지 라는 절의 연쇄 살인마 주지와 어떤 관계였는지를 추리해가는 재미도 있다. 귀신들의 사연이 풀려나오는 종장에 가면 아.. 그렇게 된거구나.. 마치 추리소설의 대단원 같기도. 


미야베 미유키의 에도물을 읽다보면 다양한 인간 군상을 만나지만.. 지금까지 읽은 중에 제일 악질적인 인간이 이 고간지라는 절의 주지인 것 같다. 사람을 죽이는 것도 죽이는 거지만 그 대상이 나이와 연령을 가리지 않고 그 모든 악행을 저지르면서도 끝까지 반성이 없다. 

 

결국 그를 퇴치하는 것도 인연의 굴레에 따른 인과응보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지옥도의 한쪽 구석에 작게 그려진 이름없는 꽃 한송이를 보는 기분이다. 대체로.. 인간이라는 것은 어느쪽으로도 갈 수 있는 존재인데 악행을 저지르는 것도 인간이요. 그걸 따뜻하게 품어 아름답게 만드는 것도 역시 인간이다. 인간의 선과 악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고.. 끔찍한 악을 저지르는 인간에 대해 우리가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도 역시 생각해 보게 만든다. 


지난 토요일에 서초동에 모인 촛불들을 생각해 본다. 과거로 부터 배우는 것이 인간이다. 교훈도 깨달음도 없이 인생을 산다면 우마와 다를바가 없다. 지옥도속에서도 꽃은 피는 법.. 선한 인간들이 우리 주변엔 역시 생각보다 많다. 부디.. 오린에게 메롱을 연발하던 오우메가 영원하고 온전한 평화를 누렸으면 싶다. 우리 주변의 오우메.. 학대받는 모든 아이들을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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