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지극히 사적인 초능력

[도서] 지극히 사적인 초능력

장강명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10편의 중단편을 묶은 소설집이다. 알골같은 경우에는 일전에 본 기억이 있고(이웃집 슈퍼히어로였나.. 아니구나 근방에 히어로가 너무 많사오니 


나머지는 길이가 제 각각 느끼는 부분도 제각각인 가운데 제일 좋았던 거 하나만 꼽으라면 알래스카의 아이히만을 꼽겠다. 일전에 켄 리우의 종이 동물원 http://blog.yes24.com/document/12876694 에서 마지막쯤에 있던 역사에 종지부를 찍은 사람들 이라는 작품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예루살렘에서 벌어졌던 아이히만 재판을 방청한 한나 아렌트는 악의 평범성이라는 개념을 세상에 알렸다. 아무리 크나큰 악을 저지른 사람도 결국 평범한 인간이라는 냉정한 관찰은 이후로 다양한 토론과 사고의 바탕이 되었고 이를 통해 인간을 보는 눈 자체가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알래스카의 아이히만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인간에 대한 고찰과 체험 기계라는 SF적 발상안에서 일종의 대체 역사, 평행 우주의 사고 실험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상당히 흥미진진하고 이 작품을 쓰기 위해 작가가 고민했을 시간들과 개념들과 사고들이 짐작이 간다 싶을 정도로 정교하게 짜여졌다. 


다른 작품들도 재미있게 읽었지만 하나만 더 고르라고 하면  지극히 사적인 이유로 데이터 시대의 사랑을 고르고 싶다. 작가에게 실례가 되는 말이겠지만 정세랑의 글같아서다. 차갑지만 따뜻하다. 말도 안되는 선택을 하고 행동을 하고 사랑에 실패하고 다시 사랑에 빠지는 인간들의 면면이 귀엽다. 요즘은 이런 글이 좋더라. 


여신을 모시고 사는 입장이기에 여신을 사랑한다는 것과 언젠가 이별한다면.. 떠올리게 해주는 님이여 물을 건너지 마오도 쓸만하다. 표제작인 지극히 사적인 초능력이 의외로 제일 기억에 안남는 이유는 뭔지 모르겠다. 제목이 그럴듯하다고 내용까지 그렇지는 않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