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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둘째 생일이다. 그런데 어제 둘째를 심하게 울려버렸다. 

 

친구가 준 선물이라며 대나무 하나를 들고 다니면서 형을 툭툭 치고 그걸로 방의 벽지까지 상하게 했길래 홧김에 부러뜨러 버렸더니 처음에는 멍하니 있던 녀석이 나중에 들여다보니 쓰레기통에 버린 대나무 부러진 걸 붙잡고 통곡을 하고 있던 것.

 

순간 아차 싶었다. 게임기 부순 게 어렸을때 아빠에게 받은 가장 큰 충격이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자기가 아끼는 뭔가를 화가 나서 부숴버린 아버지에게 평생 거리감을 느끼게 됐다는 거였던 가. 그렇게 행동을 해서도 안되는 일이지만.. 아이에게 소중한 뭔가를 어른이라고 부순다는 거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부러진 대나무를 테이프로 얼기설기 다시 맞춰주고 아이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거듭 사과를 한 후에 산으로 대나무를 찾으러 갔다. 산에는 푸석푸석한 가시박 밖에는 없어서 강옆에서 자라는 대나무를 잘라 올까 했지만 보는 눈이 많기도 하거니와 도구가 마땅치 않아 기회를 봐 잘라주려고 했는데.. 대나무 보다 아빠가 중요하니까 절대 그러지 말라고 만류하는 아이를 보니 부모가 아이들보다 늘 뭔가 못한가 싶은 생각이 든다. 대나무 잘라오면 경찰서에 잡혀간다는 이야기를 진지하게 하는 아들 녀석. 어디서 들은 걸까? 

아이의 마음에 난 상처, 대부분 부모가 낸다. 내가 내기도 하고 애 엄마가 무심하게 내기도 할 것이다. 부모를 선택해서 아이들이 태어난 것이 아니듯이 아무리 싫고 무섭고 끔찍한 부모라 해도 도망갈 곳도 없다. 귀하게 세상에 온 아이들에게 강요하고 때리고 맘에 안든다고 뭐라 하는 것도 일종의 폭력이지 싶다.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들, 휴지를 여기저기 음식물 껍데기를 보이는 구석마다 쑤셔박는 아이들, 하라는 공부는 안해도 유튜브로 웃긴 동영상은 끝도 없이 보는 아이들, 먹으라는 음식은 잘 안먹고 몸에 안좋은 것들에 탐닉하는 녀석들. 부모의 눈으로 보면 맘에 안드는 구석이 하나 둘이 아니지만 어릴적 나도 그랬다. 내가 꾸짖고 소리 지르고 아이들을 때릴 자격이 어디 있을까? 귀하게만 키워도 모자란 아이들이다. 

 

이 글은 반성문이다. 애들 키우면서 실수하고 후회하는 것이 많지만 유독 요즘은 더하다. 왜 그럴까? 아이들이 크니.. 맘 껏 야단치고 막대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지. 태어났을때나 지금이나 귀하고 사랑스럽고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내 자식들. 좀 더 소중하게 아껴줘야 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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