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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엠씨유더블유 (UMC/UW) 3집 - Love, Curse, Suicide

[CD] 유엠씨유더블유 (UMC/UW) 3집 - Love, Curse, Suicide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대학에 입학했던 89년은 학생운동의 열기가 정점을 찍고 서서히 사그라들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선배들을 따라 학회를 하고 데모를 했다. 1학년을 마치고 2학년이 될때쯤 운동하는 친구와 선배들과는 선을 긋고 취직을 위한, 생존을 위한 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새 40대의 나이가 된 지금.

 

그때 돌을 던지고 화염병을 던지던 친구와 선배들도 들려오는 풍월에 나처럼 평범한 아저씨가 되었다고 한다. 젊기에 할 수 있었고 혈기가 넘쳤기에 할 수 있었던 특별한 운동의 뒤안길에서 누구는 정치가가 되고 누구는 국회의원 보좌관이 되었다지만 대다수의 우리들은 그냥 평범한 직장인이 되고 아저씨가 되었다.

 

20대 초반의 우리가 40대 초반이 된 지금, 20년이라는 세월은 우리 사회를 좀 더 부유하게 만들었지만 사람들은 그때나 지금이나 더 행복해 진 것 같지는 않다. 부조리한 사회 구조, 더욱 심해진 양극화, 물질 만능주의는 지난 세월동안 더 심해지고 골이 깊어져 이제 개천에서 나온 용들의 세상은 끝이 나 버렸다.

 

음악은 찰나적이고 쾌락지향적인 사랑과 이별만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한다. 뮤지션이라 해도 돈과 권력의 비위를 거스르는 말은 행여 뱉지 못한다. 지금의 세계는 유일신인 황금신이 지배하는 한때이므로 돈보다 크고 강한 권력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세상에 하고 싶은 말을 거침없이 뱉는 사람은 불온해 보이고 위험해 보인다. 반란과 혁명의 기운이 음반 전체에 감도는 유엠시유더블유의 3집을 들으며 나는 지나간 날과 우리가 살아가는 어처구니 없는 부조리의 나날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이 사람은 어떻게 이럴 수 있는가? 위험하고 또 위험한 운동권의 노래가 21세기에 다시 되살아 났다.

 

친일파, 매스미디어, 썩은 정치가, 탐욕스러운 기업가, 표절가수, 때리는 것부터 배워버린 기성 세대, 물질만능주의, 어장관리하는 된장녀.. 걸리는 족족 씹고 능멸하고 비아냥거리는 이 위험한 래퍼는 지금 우리가 잊고 살아가는 인간의 사랑과 희망과 오래된 가치들에 대해 눈을 뜨라고 말한다.

 

음악을 들으며 머릿속이 바빠진다. 부끄러워지고 통쾌해 지기도 한다. 잊고 살았던 80년대 후반, 우리 선배들과 함께 외치던 운동의 나날들이 다시 떠오른다. 그리고 뭔가 잘못되고 있는 지금과 그 잘못을 방관하는 우리의 모습속에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내가 살아온 세월에서 부끄러웠던 모든 것들, 지금 살아가며 창피함을 무릅써야만 하는 모든 것들에 대해 이리도 깊이 공감할 수 있는 가사를 쓴다면 단순히 음악가가 아니라 시인이나 소설가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시간이 없어서 딱 두세곡만 들어야 한다면.. 미디어돌과 사람을 착하게 만들어 놨더니, 그리고 매지리가는 버스를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시간이 남는다면 선배학 입문이나 직장인의 대화를 듣자. 당신도 나처럼 부끄러워지고 지난날을 되돌이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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