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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성락 -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CD] 심성락 -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이 음반은 혼자 조용히 듣기를 권한다. 이를테면 어스름한 석양이 지는 강변도로를 달릴때라던가 눈이 창밖으로 조용히 쌓이는 한밤중의 거실이라던가 정처없이 달려가는 심야의 고속도로라던가 당신이 생각하기를  멈추고 뭔가 한없이 조용한 마음이 될때 말이다.

 

나는 오늘 오후 다섯시 오십분쯤 중부 고속도로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 음반을 들었다. 도로는 시원하게 뚫려 있었고 해는 져서 어두 컴컴한 기운이 깔리기 시작했다. 차에는 아코디언 소리가 애잔하게 깔리기 시작했고 흘러 나오는 선율에 잠겨서 나는 아무 생각도 상념도 없이 오로지 운전만 했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는 제목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동명 소설로 유명하다. 청춘의 상실과 허무를 건조하고 담담한 문체로 적어낸 그의 데뷔작이다. 하루키의 소설도 무척이나 좋아하는 나지만 같은 제목을 가진 이 음반은 우리가 잃어버린 어떤 것, 하지만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어떤 것에 대한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아니.. 그 생각을 지워버리고 어떤 침잠에 빠져들게 한다.

 

억새풀이 무성한 수풀 사이에서 바라보는 낙조의 소리, 혹은 햇살이 천천히 내리까깔리는 강변에서 바라본 물안개의 소리, 그것도 아니면 시린 겨울 창밖을 달리는 메마른 삭풍의 소리같기도 한 아코디언 소리가 우리에게 환기시키는 건 잃어버린 꿈, 사랑, 고향에 대한 어떤 그리움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우리는 침묵하고 상념조차 날아가버린 고요한 시간을 우리 안에 쌓는다.

 

고요한 시간이 필요한 모든 사람들에게 이 음반을 권하고 싶다. 노스탤지어로 향하는 조용한 여행을 떠나게 해줄 편도 차편이다. 전제덕의 하모니카, 심성락의 아코디언.. 우리가 잊지 말아야할 아름다움의 정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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