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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은 예년보다 따뜻했다지만 나는 여전히 춥기만 했다. 겨울이 언제 가나 했는데... 벌써 낮 기온이 10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젠 실내에서도 온기가 돌아 꽤 훈훈하다. 마침 내일이 100주년을 맞이하는 3.1절이 아니던가? 내일 광화문에 가볼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아무튼 다음 주면 경칩도 지났고, 긴 겨울을 보내고 봄을 준비하는 의미에서 요즘 내가 읽고 있는 책들에 대해 소개하려 한다.


좌절

임레 케르테스 저/한경민 역
민음사 | 2018년 11월


먼저 임레 케르테스의 《좌절》이다. 〈운명〉시리즈의 두번째 작품으로, 아우슈비츠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주인공이 《운명》이라는 소설을 쓰고 출판되기까지 겪은 일을 옮겼다. 담담하면서 묵직한 슬픔이 전해지고 우울해져서인지 읽기가 더디다. 임레 케르테스의 소설에 등장하는 그 자신의 체험은 에드워드 세인트오빈이 유년기의 트라우마로 인해 숱한 자살시도를 하고 자기 자신을 망가뜨렸던 모습과 다르지 않다. 폭력과 고통, 아픔 어떤 단어로도 설명하기 힘든 일을 겪은 이들이 작가가 되어 글을 쓰는 행위는 곧 살기 위한 것이다. 어떻게든 살려고 글을 쓰는 것이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말이다.


글을 쓴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나도 무언가를 읽고 감상을 남기고, 메모를 끄적이기도 하지만... 어떤 사명같은 것을 가지고 있진 않다. 또 내 인생을 증거하기 위해 글을 쓰지도 않는다. 나는 그렇게 의미있고 또 처절하리만치 간절한 글쓰기를 해본 적이 있었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막연하지만 많은 시간이 흘러 내 기억이 퇴색되어도 남을 글들을 쓰고 싶다는 그런 소망도 생겼다. 언젠가는 말이다. 그런 점이 나와 대작가들의 차이일 것이다. 늘 글을 쓰고 생각하고 표현하고... 그렇게 자신을 단련하고 제련해야 언어도 생각도 정제되는 것이 아닐까? 블로그라도 열심히 해야겠다...


거지 소녀

앨리스 먼로 저/민은영 역
문학동네 | 2019년 02월


앨리슨 먼로의 글은 처음 읽는다. 캐나다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단편 소설, 소품집을 주로 냈다는 작가의 수상 소식을 듣고 마거릿 애트우드가 노발대발했다고 들었다. 어떻게 자신 같은 대작가를 두고 앨리슨 먼로 같은 사람한테 노벨상을 줄 수 있냐는 거였다. 사실 나도 조금은 거기에 공감했는데 나름의 이유가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다. (마거릿 애트우드의 작품들은 정말 어마어마하지 않은가? 솔직히 애트우드가 화낼만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먼로의 작품을 한 번 쯤 읽어봐야지 했었는데 마침 문학동네에서 신간 이벤트를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신청해서 받았는데... 생각보다 두껍다.


《싯다르타》만큼 짧은 소설일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펼쳐보니 짧은 소설들이 엮여 있다. 연작소설처럼 짧은 글들이 모여 장편을 만드는 느낌이라고 한다. 아직 읽고 있는 중이지만 느낌이 좋다.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의 글이니 호감이야 있지만 책을 덮을 때까지 그 감정이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그래도 시작이 좋다. 뭔가 문학다운 맛이 있다. 문체도 섬세하고... 무언가 정신적으로 배가 부른 듯한 든든한 독서가 될 것 같은 기분이다. 주말 동안 읽고 서평을 쓰는 것이 목표다. 책을 읽고 바로 글을 써야 그 감정이 글에도 남아 있는데, 띄엄 띄엄 읽고 리뷰를 쓰니 뭔가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네버무어 1

제시카 타운센드 저/박혜원 역
디오네 | 2018년 08월


《네버무어》는 애드거 앨런 포를 떠올리게 하는 제목이고 또 해리 포터 호주버전이라고 해서 샀는데 영 안 읽힌다. 분위기가 너무 산만하다... 혹시나 해서 두 권을 다 대여로 샀는데 빨리 읽어야겠다는 생각 밖에 없다... 전자책 이벤트를 해서 저렴하게 빌려볼 수 있는 건 좋은데 대여 기간이 있는 거는 조금 불만이다. 도서관 같은 데서 책을 빌리는 것보다 훨씬 간편하지만... 뭔가 전자책은 종이책이랑은 느낌이 달라서 그런지 읽다가 쉽게 놓게 된다. 눈도 좀 아프고... 장르적 재미가 덜할 때는 십중팔구 완독하지를 못한다. 그래서 사 놓으면 마음은 든든하지만 뭔가 아쉬운 느낌이 있다. 소유욕이 안 채워져서 그런 걸까?


올클리어 1,2 세트

코니 윌리스 저/최용준 역
아작(디자인콤마) | 2019년 02월


코니 윌리스의 〈옥스포드 시간여행〉시리즈를 거의 다 샀지만 이상하게 순서대로 읽히지를 않는다. 전자책으로 사서 그런지 책장에 있는 걸 보며 흐뭇하기만 할 뿐이다... 그래서 신간인 《올클리어》부터 역순으로 읽기로 했다. 시리즈 0번에서 0.5번 정도 되는 《화재 감시인》은 이미 읽어서 약간 워밍업은 끝난 상태다. (《둠즈데이 북》에서 에드워드 던워디가 나오는 장면만 진짜 한 10번을 읽었는데 이상하게 그 뒷장으로 넘기기가 힘들다.) 역순으로 보는 것도 재미가 있다. 나는 원래 스포일러를 좋아하는 편이니까! 너무 치명적인 스포일러는 좀 지양하는 편이지만...


요즘은 이런 책들을 읽고 있다. 봄이 되면 또 신간이 나오니 그 때를 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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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시골아낙

    블로그라도 열심히 해야겠다!! 저도 미투입니다~ 무언가를 쓴다는 행위가 자기 만족도 있지만 타인과의 교류, 공감, 소통도 있겠지요 그러니 엘리엇님 우리 블로그 활동 열심히 해요

    2019.03.01 08:47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엘리엇

      옳은 말씀이십니다, 혼자 블로그 하다보면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하게 돼죠 ㅎㅎ 시간 내어 제 글을 읽어주시고 평도 남겨주시니 말예요. 시골아낙님 우리 파이팅입니다!! 올해는 정말 열심히 써 보겠어요

      2019.03.03 14:42
  • 파워블로그 게스

    마거렛 애트우드는 뭐랄까 같은 여성 SF 중에서도 굉장히 문체라던가 작품의 결이 다르게 느껴져요. 저는 좀 엽기적 어떻게 말하면 자극적인 느낌을 받아요. 어차피 SF라 세계관 자체가 완전히 다르니 다 자극적이기는 한데, 애트우드는 뭔가 저 너머에 으스스하고 무시무시한 것이 도사리고 있는 느낌이랄까. 대부분의 소설이 디스토피아적이라서 그런거 같아요. 르귄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에요. 발랄한 코니 윌리스, 무시무시한 애트우드, 서정적인 르귄 이렇게 셋이 트리오 같다는 생각도 해보는데.. 각기 굉장히 개성이 짙죠. 그거 아세요? 르귄이 no time to spare에서 아이작 아시모프를 늙은 냉전주의자 라고 지칭했던거 ㅋㅋㅋ 막 웃었어요. 원문을 찾아봐야겠어요.

    2019.03.04 16:46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엘리엇

      그쵸 발상이 독특하다? 그런 걸 넘어서고 엽기적이고 자극적인 거 진짜 딱 맞아요. 그리고 외모도 뭔가 으스스하지 않나요? 이렇게 말하면 안 되지만ㅋ 르귄이 휴머니즘적인 거랑 결이 다른 휴머니즘... 아시모프 늙은 냉전주의자 맞잖아요 ㅋ 군국주의에 빠져 있고 그러지 않았었나요? 아 그건 로버트 하인라인이구나 ㅋㅋㅋㅋㅋ 저도 빨리 앨리슨 먼로 마저 읽으려고요. 되게 좋아요. 생각보다 더...

      2019.03.05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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