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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https://www.imdb.com/title/tt4382552/mediaviewer/rm583666944


라시다 존스가 제작에 참여한 2015 선댄스 다큐멘터리 부문 출품작. 맨 처음 다큐가 시작할 때 이름이 뜨는 걸로 봐서 이 다큐멘터리에는 킨제이 연구소의 연구원들이 일부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처음 등장하는 인물들이 연구원이라기엔 좀 느낌이 다른데? 했더랬다. 상당히 개방적인 느낌(?)에다 어려보이는 외모들이 좀 내가 생각하던 연구원들에 맞아떨어지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포르노 업계 관련 종사자들이란다. 이렇게 얼굴과 실명을 다 드러내고 영화를 찍는 것도 참으로 대단하지 않은가... 자신의 삶과 선택에 후회가 없다는 뜻일까 아니면 이도 저도 아닌, 아무 생각이 없는 것일까?


예전에 어떤 책에서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시대가 변했고, 포르노 배우들은 이제 '환상'이 아니라 '일상'을 연기해야 한다고 말이다. 말 그대로 두꺼운 메이크업이나 의상 대신 '이웃집'에 있을 법한 그런 평범함을 보여줘야 하는 고충 말이다. 그저 행위에 집중하면 되는 게 아니라 과장성에서 벗어나 이제는 자신의 일부를 내보여야한다는 점에서 고충이라고 했다. 그런데 몇 해 전 나온 이 다큐멘터리에서는 '가짜'가 '진짜'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가 '가짜'를 대체하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진짜 이웃집에 살던 애가 이젠 포르노 배우가 되어서 디지털 기록을 남기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이 업계에 발들이기가 얼마나 쉬운지도 말이다.


포르노에 출연할 구인 공고를 어디에 올리느냐? 크레이그리스트라는 생활정보 사이트에 올린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들어가 보았다. 플로리다, 마이애미, 구직 란에서 키워드 하나만 쳐도 줄줄이 뜬다. 우리나라의 구직 사이트에도 비슷한 글들이 올라온다. 피팅모델을 구한다든가, 사진모델을 구한다든가. 사진동호회에서 모델을 구한다고 올린 공고를 보고 갔다가 성범죄 피해자가 된 경우도 적지 않다. 2천년대 초반에 돌아다니는 글 중에, 어린 학생들을 화류계로 끌어들이기 어렵지 않다며 자칭 마담이라는 사람이 쓴 글이 기억난다. 처음엔 그냥 점잖은 대화를 나누는 자리만 마련하고, 씀씀이를 키우게 한다. 너 정도면 이런 것도 가지고 있어야지 하면서 돈도 빌려준다.


그렇게 물질적인 빚을 늘려서 나락에 빠뜨리는 것이다. 사진 동호회의 케이스는 어떠한가? (모든 사진 동호회가 그런 것은 절대 아니겠지만) 처음에는 간단한 촬영을 한다. 역시나 점잖고 젠틀하다. 그러면서 점점 페이와 수위를 넓혀간다. 동호인들은 대부분 성인 남성이었고, 다수였으며 모델은 어린 학생이었다고 한다. 그러니 반강제로 찍게 되는데(이는 이 다큐멘터리에서 등장하는 강제성 있는 성교를 배우들이 거부하지 못한 것과도 겹쳐지며, 또 과거 우리 영화계에서 노출씬을 여배우가 거부하지 못하도록 했던 많은 사례들과도 중첩된다.) 나중에는 이 디지털 기록이 덫이 되어 더한 요구도 감내하게 되는 것이다. 처음부터 그런 요구를 했다면 과연 가능한 일이었을까?


멀지 않은 일본에서도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고, 정말로 '자발적으로' 포르노 업계에 발을 들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 다큐멘터리에는 '생각보다 그런 애들 많아'라고 하는데 그런 사람들도 물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대체로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떳떳하게 이 일의 좋은 점만 어필한다. 마치 이 다큐멘터리에 등장하는 배우들처럼 말이다. 듀크대 재학생인 (예명) 벨 녹스가 TV 쇼에 나와서 이런 어조로 얘기한다. 저는 저의 몸에 대한 권리, 자유와 해방을 포르노를 통해서 이룩했다고 생각해요. 그 대화를 지켜보던 또 다른 포르노 배우가 말한다. 벨 녹스는 이 업계의 진실, 구체적인 민낯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고 두루뭉실하게 이야기 한다고 말이다.


트레사는 단순히 집에서 벗어나고 싶었고, 마이애미로 향하는 비행기표를 준다길래 그 일을 수락했다. 피임이 어떤 것인지조차 모르는 몸만 큰, 무지한 어린 아이 같은 트레사는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듯 '포르노 스타'가 될 거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하지만 바로 옆에 있는 포주나 남자 배우들은 이러한 어린 여성들을 유혹하기가 얼마나 쉬운지, 업계에서 어떤 식으로 소비되고 제거되는지. 말 그대로 '수탈'당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보통 3개월이면 끝이 나요, 라고 말이다. 이 다큐멘터리에서 언급되는 바이기도 하지만 요즘 업계의 트렌드는 '일상적인 마스크'를 가진 배우들이 출연하는 것이다. 그래서 진짜로 '일반인(이런 구분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을 기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이 포르노들에서 성교는 육체적 폭력과 정신적 폭력이 수반된다. 말 그대로 여성을 학대하는 영상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너무도 우려되는 일이다. 포주가 말하듯, "포르노를 안 보는 사람은 없어요."가 진실이라면. 이 다큐멘터리에서 밝히고 있듯, 포르노 사이트의 하루 방문자가 NFL, NBA, 심지어 디즈니채널 웹사이트 등을 방문한 모든 사람의 숫자보다도 더 많다면... 이러한 왜곡된 이미지를 시청한 세대들이 앞으로의 관계를 어떤 식을 만들어갈 것인가 우려가 생긴다. 최근 쇼킹한 사건들을 계속 보도하고 있는 우리나라 뉴스만 봐도 거대 성범죄, 마치 성산업같아 보이는 이 일들에는 마약이 수반되지 않던가? 그런데 이 다큐멘터리엔 마약이 등장하지 않는다. 마치 청정하다는 듯. 말 그대로 업계의 한 단면일 뿐이다.


큰 틀에서 볼 때 포르노도 성매매와 다를 바 없다. 트레사가 남자친구의 친구들을 만날 때 조롱당하는 거나, 남자친구가 직언을 하는 장면들에서 볼 수 있듯이... 포르노 배우도 큰 틀에서 보면 창남/창녀다. 나아가... 스튜디오가 있고, 계약서가 있는 이러한 촬영장에서도 버젓이 폭력이 수반된다면 카메라가 없는 곳에서 성매매는 과연 안전하다고 할 수 있을까? 또 그 성산업이라는 것이 정말로 깨끗하기만 한 것일까? 성매매를 합법으로 삼았던 나라들의 현재 상황은 어떠한가? 인신매매가 버젓이 자행되고, 실업연금을 받으며 구직중인 예비 근로자에게 성매매 업소를 추천하지 않던가.


짧고, 업계의 정말 한 부분을 보여주지만 이렇게나 많은 내용이 들어가 있는 다큐멘터리. 한 번 쯤 볼 만한 가치가 있다.


https://www.imdb.com/title/tt4382552/mediaviewer/rm583666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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