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믿음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생각해보니 옛날 원시시대부터 동물을 잡아 바치고 열매를 따 바치는 그런 동굴 그림을 본 것 같다. 인간은 그 자체로 놓고 봤을 때 맹수의 먹이가 될 정도로 나약하다. 그러나 동물과 식물이 자연환경에 맞춰 스스로 진화를 해나갔다면 인간의 생존전략은 '겸손 Humilitas'을 통해 전해 받는 방법으로 진화해 나갔다고 저자는 말한다. 근래에 읽은 '나를 살리는 관계'에서 저자는 인류는 연대를 맺고 상호의존적인 관계 속에 진화를 해왔다고 봤는데 이 또한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자신보다 나은 상대의 기술이나 생각을 받아들인 것을 본다면 진화의 한 방법인 것 같다.
신에 대한 인간의 믿음과 종교는 인간의 삶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오랜 세월에 걸쳐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다. 근래에 들어 종교는 욕을 먹는 부분도 많아졌고, 이 같은 상황을 초래한 종교계와 신을 믿는 자들은 뭔가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옛 유럽도 중동도 언제나 종교와의 전쟁은 일어났다. 그 믿음이 대체 무엇이길래 같은 인간끼리 치고 박고 싸우는 것인지. 근래엔 이슬람과 전세계와의 전쟁도 이제 쉬쉬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각 종교의 지도자들은 평화를 내세우지만 과연 그 것이 제대로 힘을 발휘하는지... 그들만의 평화가 아닐런지... 그들은 먹고 살기 힘든 자들에게도 믿음 하나만으로 사람을 죽고 죽이라고 가르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 또한 천주교박해사건을 빼놓을 수 없다. 종교를 믿는 건 자유지만 굳이 박해까지 했어야 했나 한다면, 그 시기 평등을 내세우는 것을 지도부는 용서할 수 없었을 것이다.
책에서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찾는 聖人의 부재를 스스로 깨달아 생각의 어른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즉, 외부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가 내가 누구인지, 나는 의롭게 살아왔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 인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고, 내가 그런 이웃이, 어른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예루살렘은 그리스도교, 유대교, 이슬람교의 성지가 모여 있는 도시라고 한다. 아직도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싸우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분리장벽을 세운 것을 보면 우리나라 분단이 생각나고 휴전선도 생각이 난다. 독일의 통일도 부러운 처지...
물리적 장벽을 세우긴 쉬워도 무너뜨리기는 어렵다는 말이 공감간다. 그 지난 세월 마음의 장벽과 다른 두 체제와 다른 믿음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 수 있을지도 걱정이 된다.
저자는 서방세계와 아랍세계의 신이 같다고 말한다. 하느님(하나님)과 조상. 그리스도교의 예수도, 이슬람교의 창시자인 무함마드도 아브라함이라는 공통의 조상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같은 신, 같은 조상이 이 다른 종교들의 후손들에게 바라는 것이 전쟁과 살육을 반복하는 것은 아닐진대, 결국 같은 신에 대한 믿음과 영광을 보여주기 위한 것인가 하는 허무함이 느껴진다.
우리는 타인을 바라봄에 있어서 다른 점만을 찾는 것만이 아닌 '같음'을 바라봐야 하는데 결국 '같음'을 바라본다는 것은 능동적으로 직접 몸을 움직여 실질적인 행동을 해야한다는 것을 이야기 한다. 종교 또한 인간의 상황에 따라 신을 믿고 또한 조작하고 그렇게 발전되어 오면서도 인간은 여전히 모순적이게도 받아들이고 또한 살아간다.
이 책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고 있다. 작은 바이러스로 전세계인이 고통받는 이 때도 사람들은 신의 뜻을 찾고 종교 생활을 하고 있다고. 인간이 신에게 기도하지 않는 세상이 될 때, 그 때야말로 인간 세상은 평화로워질 수 있을까? 아무 걱정 없을 때 신조차도 찾지 않게 될 때. 그 때에도 종교를 믿는 사람은 있을 것 같다.
'수도복이 수도승을 만들지 않는다'는 말은 결국 화려한 건축물도 예배 장소도 보여주기 위한 식일 뿐, '옷 자체가 그 옷을 지향하는 사람으로 만들지 않는다'는 의미이며, 또한 예배할 장소를 화려하고 웅장하게 만들었다고 해서 그 안에 머무는 인간은 대단하지도 거룩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직업적 정체성이 드러나는 옷을 입었을 때, 그 옷은 자신이 하는 일에서 흐트러짐이 없어야 한다. 즉, 자기의 종교적 신념이나 가르침이 드러나는 어떤 행동은 우리 사회와 그 종교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이 책은 출판전 일부 가제본으로 만들어져 내용을 대략적으로만 보여준다. 짧은 글들이었지만 저자가 말하는 인간과 종교의 관계, 믿음을 여러 역사적 사실과 사례, 그리고 해석을 통해 독자들에게 물음을 주고 있다. 이전 '라틴어수업'이란 책을 읽어보지 못했지만 종교를 가지지 않은 무신론자인 나에게도 생각할 문제를 주고 앞으로의 삶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끔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다.
*이 책은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고 리뷰를 작성합니다.(이전에 작성한 거 블로그에서 가져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