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의 중점'이라는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다!
이 책은 미스터리장르라고 봤는데 티저북으로 지원받아 5편 중에 2편이 실려져 있다.
'폭풍, 그 속에 갇히다'와 '졸린 여자의 쇼크'가 실린 내용!
짧은 단편소설들이라 금방 읽을 수 있었지만 내용은 내 상상을 초월했다.
'폭풍, 그 속에 갇히다'
아니 어떻게 현실 공간 속에 또다른 막의 형태, 감금 벽이 생길 수 있는 걸까?! 이 황당한 사실에 더 놀라운 건 과거에 헤어진 애인과 영문도 모른 채 한 공간에 갇힌다는 것. 무슨 계기와 의미가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겠지? 평행 세계와 그 데자뷔. 근래에 본 드라마에서 본 기억이 난다. 과거와 미래를 왔다갔다 할 수 있는 존재. 지금의 세계와 또 다른 세계. 그 곳에서 나는 또 다른 나 자신이다. 있는 환경은 다르지만 정신은 공유할 수 있는 세계. 감정 상태에 따라 서로의 세계를 교환할 수 있다는 여자의 생각이 신기했다.
폭풍우가 쏟아질 때 둘은 투명 공간 속에 갇혀 빗물이 들어오는 것을 막지 못하고 꼼짝없이 그대로 죽기 직전일 때, 다른 세계, 과거로 돌아간다. 그곳에서 폐쇄공포증을 가진 여자의 트라우마를 마주치게 되는데 몇 번의 수면을 통해 끄집어 내는 사실도 무언가 의미를 뜻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졸린 여자의 쇼크'는 더 기발한 소설이었다.
현실 세계 속에 우호진은 끊임없이 졸리는 졸림증을 가지고 있다. 일하다가 졸기를 수십 번이고 남들은 피곤해서 그러려니 했지만 알바생 이지윤은 다른 눈빛으로 쳐다본다. 알바생의 단기 알바가 끝나는 날, 회식을 하면서 둘은 이야기를 나눈다. 왜 취직 안하고 알바하냐는 물음에 알바생은 첼로를 도둑맞았다며 뜻밖에 우호진의 과거를 끄집어낸다.
우호진은 학창 시절 첼로를 가지고 다니던 여자애를 집단으로 괴롭혔는데 그 중 으뜸 가해자였으며, 심지어 그 애를 땅 속에 묻기까지 한 과거가 있었다. 알바생을 통해 그 과거가 생각난 우호진은 그 애를 묻은 곳까지 찾아가 살펴본다. 그런데 반전, 살아 있으며 더 커진 그 애는 다시 죽이려는 우호진을 비웃으며 내가 누군지 되묻는다. 너는 우호진이 맞는지, 내 이름은 누군지... 아 소름이 확 끼치면서도 기발한 내용이구나 생각했다!
다른 소설들을 다 볼 수 없어서 아쉬운 티저북이었다! 역시 미스터리 소설은 긴장감을 꽉쥐며 상상이상의 반전을 곱씹는 게 제 맛이다. 자기 정체성과 새로운 세계에 대한 관념을 새롭게 재해석한 이은영 작가의 데뷔를 축하드립니다!
*이 티저북은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