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논픽션을 좋아하는 편인데, 앞서 읽은 <생일을 모르는 아이>와 어떤 면에서는 결이 닮은 에세이다.
우에마 요코 작가도 이 책의 배경인 오키나와 출신으로 대학에서 위기 청소년 문제를 연구하고, 지원하는 활동을 해 오고 있다.
어린 딸을 키우며 오키나와의 현실과 일상을 그려낸 이 소설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어났던 일과 지금도 미군기지와의 연일 시위의 현장을 담고 있다.
일본의 가장 남쪽 섬 오키나와. 옛날 류큐 왕국이었다. 또한 우리나라의 소설 <홍길동전>의 율도국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일본안에서도 독특한 곳으로 여겨지는 그들만의 언어와 생활 등이 우리나라 제주도와 같은 느낌일 것 같다. 일본 여행에서도 아직 오키나와는 가보지 않아서 궁금한 섬이다.
미 공군기지가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이 책에서는 2016년 우루시마시에서 전직 미 해병대원의 일본 여성 살인 사건이 있어났고, 이 사건을 계기로 저자는 오키나와의 성폭력에 대한 글을 쓰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12개의 글들을 묶어 이 책을 펴냈는데, 책 속엔 피해자를 직접 인터뷰한 내용도 실려 있다.
1996년엔 오키나와서 미군이 일본인 여자아이를 성폭행한 사건이 일어났고, 8만 5천 명의 대규모 항의 집회가 열렸다고 한다. 이러한 사건뿐만 아니라 매일 오키나와에선 비행기 소음공해가 심각하다고 한다. 그리고 육상 미사일 요격 체제 배치와 후텐마 기지 폐쇄 작업 등 주민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들에 주민들은 집회로 항의하고 있다. 제주도의 해군기지 건설과도 닮은 내용이지 않은가?
오키나와의 상황들을 인터뷰로 진행하면서도 딸의 천진난만한 물음으로 이 책은 따뜻하지만 차가운 현실을 표현하고 있다.
"이거 모토야마 씨한테 가져다주자. 무치를 먹으면 도깨비가 와도 펀치를 날릴 수 있잖아."
"바다에 흙을 집어넣었더니 물고기는 어떻게 됐어?"
이 책의 제목인 <바다를 주다>는 야마시타 하루오 작가의 <바다를 줄게요>에서 따왔다고 한다. 자신의 소중한 물건을 누군가에게 건네는 것. 그리고 보살핌을 받는 존재에서 보살핌을 하는 존재로 변화하는 과정이 '바다를 주다'의 의미였다.
딸에게 주는 바다가 절망이 깃들어있지 않기를 바라면서 우리에게도 그 넓은 바다의 의미를 갖게 되기를 작가는 바라고 있다.
*이 책은 출판사의 지원을 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