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인터내셔널 부커상 수상작 스물여덟 살 네덜란드 작가 마리커 뤼카스 레이네펠트.
첫 소설로 역대 최연소 상을 수상한 그녀의 경험이 녹아난 『그날 저녁의 불편함』.
크리스마스를 앞둔 겨울, 네덜란드의 농촌 마을에서 부모와 사남매가 생활하고 있다. 큰오빠 맛히스가 동네 스케이트 대회에 나갔다가 돌아오지 못한다.
이 소설은 맛히스를 잃고 난 후의 가족 이야기로, 야스의 시선으로 그려진다.
똥을 참고, 코트를 벗지 않으며 주머니 속에 온갖 것을 쑤셔넣으며 주변인을 관찰한다. 열 살의 소녀가 겪는 슬픔과 상실, 부모의 자식 잃은 모습, 작은 오빠의 이상한 행동들. 언니와 오빠를 따르는 동생 하나까지.
때론 엽기적이고 이해 안가는 행동들이 상실의 아픔으로 나타나는건지, 아니면 사춘기의 호기심인건지. 읽으면서도 열 살의 시선으로 보려 했지만, 불편함이 느껴졌다.
그리고 결말마저도 불편하다.
부모에겐 첫 자식이었고, 심지어 3대로 이어진 목장주로써 구제역으로 젖소들을 살처분해야 하는 그 심정. 엄마는 먹는 것과 나머지 자식에게 관심을 끊어버렸다.
책 속에선 끊임없이 하나님과 교회, 성경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믿으면서도 때론 불만이고, 작은오빠 오버는 욕설을 하고 만다.
죽음을 받아들이고, 함께 나아가는 모습이 그려질 듯 하면서도 끝내 결말은...
비참한 현실에서 그들이 믿었던 하나님은 대체 어디에서 지켜보고 있는건지.
두꺼운 책은 아니지만, 읽으면서 끊임없이 연민과 슬픔, 아픔이 느껴졌다.